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겨울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 춥고 쓸쓸한 계절을 왜 좋아하냐는 말을 들을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내겐 겨울이 '따뜻함'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얀 솜처럼 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뒤덮인 풍경, 따뜻한 벽난로에 둘러앉아 있는 가족의 모습,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국물요리들....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내게 겨울은 '따뜻함'으로 자리잡았다. 오히려 남들이 따뜻하고 화사하다는 계절 봄이 쓸쓸하게만 느껴진다.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언급한것 외에도 손에 꼽는게 있다. 실내에 있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코끝을 쨍하게 만드는 찬바람 냄새... 추운 날씨에 어깨를 움츠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묻어 들어오는 찬바람 냄새.... 나는 그 냄새가 참 좋다. 그래서 난 겨울이 참 좋다.  

 

처음 <윈터홀릭>을 만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윈터홀릭>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다른 책을 검색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윈터홀릭>이란 제목이 꼭 내 마음 같아서 주문을 클릭하고 말았다.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러시아, 스웨덴.... 겨울 왕국인 스칸디나비아를 여행한 저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들었었다. 겨울에 홀릭하는 작가의 마음이 나와 닮아서 반갑고 반가웠다.

 

그렇게 좋아했던 <윈터홀릭>의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됐으니 나는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번의 스칸디나비아 여행에 이어 이번엔 겨울여행의 로망이라는 홋카이도 여행이라니 읽기 전부터 마음이 설렌다. 역시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는 비슷한가보구나 하면서 홋카이도의 겨울 속으로 빠져들었다.

 

홋카이도의 곳곳을 찍은 사진과 짤막한 글은 겨울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홋카이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 개인의 이야기, 단편적인 감정의 표현들....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도 홋카이도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는듯했다. 겨울, 쓸쓸함, 스산함, 외로움, 뜻밖의 따뜻함. 이런 감정들을 곱씹어 가며 책을 읽으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남은 페이지가 줄어가는게 아쉬웠다.

 

이 책은 홋카이도 여행 안내서도 아니고 엄청난 감동이 있는 에세이도 아니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에겐 실망스러운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겨울을 좋아하는 내게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겨울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고마운 책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나라의 겨울을 홀릭할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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