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류의 아이 러브 베이스볼 - 초보가 베테랑이 되는 상큼한 야구 다이어리
김석류 지음 / 시공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프로야구 관중이 1억명을 돌파했다. 1억번 째 관중에겐 평생 프로야구를 무료관람할 수 있는 특전과 아시안게임 참관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엄청난 경품에 힘입어 혹시나 하는 기대로 나도 야구장으로 향했었지만 역시나 그런 행운은 나하고 거리가 멀었다. 모처럼 푸른 잔디를 보며 눈을 쉬게 해주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실은 큰 기대를 안했기에 실망도 없었고 그저 내가 응원한 팀이 그날 경기에서 이겼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프로야구 관중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관중 증가에 큰 역할을 한게 여성 관중과 가족 단위의 관중이라고 한다. 내가 처음 야구장을 찾았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여성 관중이 많지 않았고 남자 친구를 따라와 기본적인 룰을 물어보는 여성들이 많았는데 언제가부터 여자끼리 와서 온전히 야구를 즐기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변화의 바람 덕분인지 남자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스포츠 아나운서도 여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석류여신 김석류 아나운서.

그녀를 처음 방송에서 봤을 때 신선했었다. 남자들만 가득한 그라운드에서 당당히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곤 이제 남자들만의 그라운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내가 조금 더 어렸더라면 내가 좋아하는 선수와 가까이 있는 그녀를 질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많은 여성팬들에게 질투어린 시선을 받고 있어 야구 선수와 사귀면 아나운서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책 속에서 언급하기도 한다)

 

이 책은 스포츠에 문외한이었던 그녀가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야구와 사랑에 빠지기까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 외에도 야구 초보자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과 재미로 풀어보는 야구 퀴즈도 부록으로 실려있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에 대한 소개, 프로야구 28년의 역사를 짤막하게 정리해 놓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팀의 과거 기록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프로야구 초보자들을 위해 용어정리나 규칙에 대한 설명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 쉽게 설명한다고는 하지만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프로야구를 취재하는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프로야구 뒷이야기들을 기대했던 나도 조금 아쉬웠다. 선수들 사이를 누비는 그녀가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

 

예전에 한 방송사에 여성 캐스터가 야구 중계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다지 호응이 높지 않았었다. 그때와는 야구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으니 머지않아서는 여자 캐스터가 다시 등장하고 여성 해설가도 등장하지 않을까. 김석류 아나운서의 후예들도 더 많아지기를, 아직도 금녀의 벽으로 남아있는 야구계의 곳곳을 여성들이 누비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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