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관음 1
하이옌 지음, 김태성 옮김 / 아우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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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선택하는 많은 기준에는 책의 띠지 광고문구도 한 몫을 차지하는데 <옥관음>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이 이야기를 바친다. 바라건대 여성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띠지의 광고문구가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여성들이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작가가 쓴 여자의 삶이 몹시 궁금했고 흥미롭게 다가왔기에 기대감으로 책을 읽어갔다.

 

이야기는 양루이라는 남자의 독백으로 진행되는데 미국에서 베이베이란 여성과 파혼을 하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쟁쟁한 가문의 여성인 베이베이와의 결혼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자신이 사랑했던 '안신'이란 여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양루이가 베이징으로 돌아온 시점과 과거를 회상하는 시점이 교차로 진행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럭저럭 괜찮은 집안, 잘생긴 외모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양루이는 예쁜 여자가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녀가 일하는 곳으로 향한다. 단아한 미인인 안신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지만 실은 양루이는 쟁쟁한 기업을 오빠와 함께 이끌어가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녀의 후광으로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양루이의 위험한 양다리 연애는 계속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신의 과거도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마약 담당 경찰이었던 안신은 약혼자 장톄진과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 마오졔와 짧은 사랑을 나누지만 죄책감을 느끼며 마오졔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마오졔는 잊고 장톄진과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마오졔와의 악연으로 그녀는 모든 것을 잃고만다. 그렇게 모든것을 떠나서 베이징에 온 그녀에게 다가온 사람이 양루이였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도 순탄치는 않다.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 과거를 숨기고 있는 여자의 사랑이 순탄치 않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책을 다 읽고나니 나의 기대가 너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진솔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여자의 삶을 만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안신과 양루이의 사랑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유부단한 양루이의 사랑에는 화가 날 지경이었다. 안신을 그렇게 사랑한다면 안신만을 사랑해아지... 자신의 우유부단한 사랑때문에 슬퍼하고 상처받는 여자를 여럿 만드는 양루이가 곱게 보일리 만무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게 몰입되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중국소설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던건 만족스러웠다. 일본소설과 우리나라의 소설, 중국 소설이 각기 다른 맛과 향기를 내는게 흥미롭다. 아직은 중국소설을 그리 많이 읽지 못했기에 좀 더 많은 중국소설을 만나보면서 지금의 내 생각이 잘못된건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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