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터 - 집으로 쓴 시!, 건축 본능을 일깨우는 손수 지은 집 개론서 로이드 칸의 셸터 시리즈 1
로이드 칸 지음, 이한중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 있을까 싶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보인다.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들과 고층빌딩들... 성냥갑처럼 답답하고 개성없어 보이는 그 아파트들이 대한민국에선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창문도 마음대로 열 수 없다는 고층 아파트가 대체 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건지 모르겠다. 단지 비싸기 때문일까...

 

요즘에는 서울뿐만이 아니라 지방의 한적한 마을에도 멋대가리 없는 아파트들이 불쑥 불쑥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서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콘크리트 덩어리가 되어가는건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아파트가 아니면 개성없이 똑같이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낡고 소박하더라도 개성있는 집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소박한 마당이 있는, 흙을 밟으며 살 수 있는 집을 꿈꾸고는 있지만 집을 직접 짓는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내 손으로 조금씩 손보아가며 짓는 집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뿌듯하기도 하지만 고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 의구심도 들고 특별한 사람들만 집을 지을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집을 짓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건축 본능을 일깨우는 손수 지은 집 개론'이라는 부제가 붙은 <셸터>는 그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집이라는게 꼭 어마어마하고 거창해야만 하는게 아니란걸 이 책을 보면서 느끼게됐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원주민들이나 유목민이 사는 오두막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여러 형태의 집들을 보며 아이디어들을 동원하면 소박하지만 실용적인 집을 지을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에는 여러 형태의 주거공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동굴, 오두막, 천막 등을 이용했던 시대의 집부터 어도비하우스, 돔 형태의 집까지 독특한 주거공간들이 등장한다. 각 나라의 특색있는 주거공간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쓰여진게 1973년이라 너무 오래됐다는 것과 너무나 많고 다양한 주제들로 이야기하다 보니 특색이 없다는 점이다. 집에 대한 개론책이라고 보기도, 실제로 집을 짓는데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라고 보기도 애매한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시를 벗어나 살게 된다면 소박하지만 개성 넘치는 편안한 집을 지어보고 싶다. 직접 짓겠다는 생각은 아직도 꿈꾸지 못하지만 조금 더 공부해서 '나만의 집'을 설계해 보고 싶어졌다. 그때는 이 책에 들어있는 창문 다는 법이나, 지붕 올리는 법 등이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