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1
모리 에토 지음, 오유리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내가 전생에 물고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할 정도로 나는 물을 좋아한다. 졸졸 흐르는 맑디맑은 계곡물, 서울이라는 팍팍한 도시에서 겨우 숨이 트이는것 같은 한강, 볼 때마다 그 얼굴을 달리하는 바다. 계곡이나 바다가 보이면 발이라도 담가야 하고 울적할때는 한강에라도 나가 하염없이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오면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이러니 나의 전생을 의심할밖에...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물'에서 하는 스포츠 다이빙. 평소에 좋아해서 즐겨 읽던 성장소설.

그 둘의 만남이 어우러진 <다이브>. 다이빙을 소재로 한 성장소설이라고 하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놓은 맞춤 소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망설임없이 펼쳐 든 소설 <다이브>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작고 앙증맞은 크기의 책이지만 그 속은 어떤 바다보다 넓고 푸르렀다.

 

내가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동화되어서 내나이도 잊어버리고 아이들의 나이로 돌아간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두근거리는 마음이 내게도 전해져 딱딱해진 내 마음도 두근거리고 맞닥뜨린 문제들을 뛰어넘어 마음이 훌쩍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내 마음도 따라서 훌쩍 자란듯한 착각이 성장소설을 좋아하게 만든다.

 

적자운영으로 폐쇄될 위기에 처해있는 다이빙부 DMC. 그곳에 새로운 코치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항상 느긋한 마음의 소유자라 스포츠맨 정신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감춰진 재능을 발견하고 다이빙에 눈을 뜨게되는 도모키, 다이빙 선수였던 부모님을 둔 모든 면에서 우등생이었던 요이치, 젊은 시절 유명한 다이빙 선수였던 할아버지에게 거친 바다에서 다이빙을 배워왔던 시부키, 성장해가는 도모키의 곁에서 조금은 좌절감을 느끼는 레이지, 다이빙보다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반의 아줌마들 구경하기를 더 좋아하는 사치야.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해있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들을 뛰어넘는다. 책의 후반부에서 중요한 시합을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부분이 참 좋았다. 1등만이 최고가 아님을,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임을, 아이들 각자의 이야기를 구석구석에서 풀어내는 것으로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1등 하는것이, 성공하는 것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만이 행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 아님을 다 자란 어른인 내게도 해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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