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 가까운 친구가 이 책 좋더라면서 읽어보라 권해줬던게 이 책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 때 서점에서 휘리릭 넘겨보고는 읽어봐야겠다 했던게 미루고 미루다보니 '절판'이란 딱지가 이 책에 붙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 헌책방을 기웃거려보기도 했는데 좋은 책이라 어쩌면 재출간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바람대로 재출간소식이 들려왔고 한껏 더 예뻐진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와 펭귄.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더운 나라인데 추운 곳에서 사는 펭귄이 어떻게 찾아온다는건지... 하지만 그것은 나의 무식함에서 온 고정관념일 뿐이고 아프리카에는 분명 펭귄이 산다고 한다.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된 자카드 펭귄. 평생에 오직 한 마리하고만 사랑을 한다는, 둘 중 한마리가 죽을때까지 지조있는 사랑을 한다는 자카드 펭귄. 어쩐지 자카드 펭귄 때문에 남아프리카가 더 좋아질듯 하다. 자카드 펭귄처럼 사랑하고 싶다.

 

하얗고 깨끗한 표지에 귀엽게 뒤뚱거리는 펭귄 한 마리.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는 이 책의 색깔이 하얀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 책의 색깔은 파란색이었다. 사진 속의 풍경은 온통 파랗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그리고 파란 바다를 닮은 사람들까지. 사진을 보는 내 눈과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어 시원해지는 기분, 그곳의 깨끗한 파란 바람 냄새를 맡은 기분이 든다. 어쩌면 이렇게 사진들의 색이 고울까 생각하다보니 그곳의 있는그대로의 자연이 그리 고와서 그런 색을 내는가 싶어진다.

 

국내 1호 여행테라피스트이자 에세이스트라는 테오의 글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참 매력적이다. 읽는 내내 입가에 가만가만 웃음을 짓게 만든다. 박장대소할만큼 웃기지는 않지만 혼자 씨익 웃을만큼 유머러스하고 사람을 향한 따뜻함이 느껴져 내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사냥에 실패한 늙은 사자 쟈카에게 건내는 말 속에서, 위험천만하다고 알려져 있는 흑인들만의 마을 하라레를 찾아가 700원짜리 귤 한봉지를 사는 모습에서, 그 하라레 골목길을 걸을 때는 하라레처럼 걸으라는 말에서, 코리아를 모르는 흑인 아이들과 축구차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남아프리카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고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으로 만나본 남아프리카의 케이프 타운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게 아니라 따뜻하고 여유롭기까지 하다. 어느나라나 그렇겠지만 여행할 때는 내가 마음을 열고 다가간 만큼 내게 마음을 내어준다. 이 책 속에 케이프타운의 따뜻함이 들어있는 까닭은 케이프타운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를 가방에 챙겨 넣고 남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해안을, 바위산을, 펭귄을,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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