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동물기 - 전 세계 동물들의 자연생태기록
이와고 미쓰아키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철이 덜 들었는지 동물원에 가기를 좋아한다. 우리 안에 갇혀 인위적으로 사육되고있는 동물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도시에 사는 내가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곤 동물원 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다고 위안하고 만다. 걸어다니기 버겁게 뜨거운 여름을 제외하고 봄, 가을, 겨울에는 기회만 되면 어느때라도 동물원에 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따뜻한 봄에는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나른해 하는 동물들을, 선선한 가을에는 어딘지 분주한 모습의 동물들을, 추운 겨울에는 밖의 우리는 비어있어 조금 쓸쓸하긴 하지만 실내에서 나름대로 겨울을 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원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TV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는 생생한 동물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TV속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그야말로 야생 그대로의 모습이라 정말 멋지다. 먹이를 사냥하거나 무리의 우두머리를 가리는 싸움을 하는 맹수들, 짝짓기를 위해서 구애춤을 펼치는 새들, 거대한 바다를 가르는 고래와 상어들. 아이들이 만화영화를 볼때마냥 나는 동물 다큐 앞에서 넋을 빼고 보곤한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계 동물기>라니... 그렇다면 세계의 동물들을 전부 볼 수 있다는말인가. 동물 사진가인 아버지를 따라나섰던 갈라파고스 제도를 시작으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찍은 동물들의 사진 1000여장을 담았다고 하니 정말 입이 쩍 벌어진다. 대를 이은 동물 사진가라는 작가의 이력도 이채롭고 긴 세월동안의 동물사진이라는 사전정보만으로도 내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동물들 사진을 1000컷이 넘게 볼 수 있다니...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월단위로 나누어 놓았다. 첫 장에는 작은 사진들과 설명으로 그달의 달력을 만들어 놓고 그 뒷장부터 큰 사진들이 들어있는데 단순히 동물의 전신사진을 담는게 아니라 긴박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이 많아서 감탄을 자아낸다. 바위뛰기펭귄을 덮치는 바다사자, 꽃을 따서 입에 넣고 있는 다람쥐, 검은꼬리누를 사냥하는 치타, 우기에 신나게 진흙 목욕을 하는 아프리카 코끼리... 이 사진들을 찍기 위해 작가는 현지에서 어떤 생활을 했을까, 이런 순간을 어떻게 포착했을까 하고 놀라고만다.특히 내가 좋아하는 북극곰은 어미와 새끼의 모습을 1년에 걸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작가도 지적하지만 안타까운 일은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져 가면서 북극곰은 물범 사냥 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또, 아름다운 해안가에 세계각국에서 밀려든 쓰레기들 속에서 쉬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구가 인간의 것인냥 마구 훼손하고 있는 인간들때문에 동물들의 안식처가 파괴되어 가는 모습은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한다.

 

과연 이 책 속의 동물들을 몇십년 후에도 고스란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부디 내 아이와 이 책을 함께 보면서 '이 동물은 더이상 지구에 없단다'라는 말을 하지 않게되기를, 그래서 내 아이에게 미안해 하지 않기를 가만히 빌어본다.

 

북극곰이 앞으로도 북극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소중히 해야하지 않을까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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