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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재키 - 당당한 여자를 만드는 8가지 자기주문법 ㅣ Wannabe Series
티나 산티 플래허티 지음, 이은선 옮김 / 웅진윙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람이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천 명의 사람에겐 천 가지의 행복의 조건이 있을테니 누구도 행복의 조건에 대한 정답을 말할순 없을 거다. 행복은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자기만족에서 찾을 수 있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종종 어떤 누군가를 부러워한다. 외모, 집안, 학벌, 경제력... '저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으니 행복하겠구나..'
재클린 오나시스 케네디. 만인들에게 재키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그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재키'하면 세련된 외모와 지적인 매력, 그리고 당당함이 먼저 떠올랐지만 지금은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아픔이 먼저 떠오른다.
그녀는 행복했을까.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고서는 섣불리 결론 지을 수 없지만 이 책 속의 그녀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것도, 끊임없이 파파라치들에게 시달린것도, 완벽한 모습만을 보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진위여부는 불확실 하지만 재키가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는 "첫 번째 결혼은 사랑을 위해, 두 번째 결혼은 돈을 위해, 세 번째 결혼은 안정을 위해 한다"는 말처럼 그녀의 삶은 세 명의 남자를 축으로 흘러간다. 유난한 바람기를 가진 잘나가는 독신주의자였던 케네디를 사랑하고 결혼해서 영부인의 자리에 오르지만 저격사건으로 남편을 잃는다. 대부호인 선박왕 오나시스와 두 번째 결혼을 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고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편 오나시스가 숨을 거둔다. 그녀는 편집자로서 세 번째 인생을 개척해나간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연인이자 친구였고 정신적인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모리스 템펄스먼이 있었다.
'결코 평범한 가정주부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야심가였던 그녀는 그런 측면에서는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영부인, 억만장자의 부인, 잘나가는 편집자란 타이틀이 결코 평범한 가정주부는 아니니까... 그녀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대단하다는 남자들이 모두 그녀에게 폭 빠지는걸까. 내면에 가득차 있는 당당한 자신감과 그 자신감을 받쳐주는 그녀의 재능들이 그녀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얼마전에 읽었던 '워너비 오드리'가 많이 생각났다. 내가 오드리 헵번을 무척 좋아해서 공평치 못한지도 모르겠지만 그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행복했고 그녀를 닮고 싶었다. 그야말로 '워너비 오드리'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재키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오드리와 재키 둘다 매력적이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여성이지만 내겐 오드리가 더 사랑스럽다. 재키가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길 원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법정 싸움을 불사하는 당당한 전사였다고 한다면 오드리는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치는 '나'보다는 마음의 평안을 우선시하고 조용하고 한적한 삶을 살았다. 오드리의 그런 면이 내 마음에 더 와닿는다.
오드리, 재키로 이어졌던 워너비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그 다음을 장식할 주인공은 누구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동양여성이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닮고 싶은 그녀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