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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천하의 경영자 - 상 - 진시황을 지배한 재상
차오성 지음, 강경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진시황릉, 만리장성, 병마용... 모두 진시황제를 말해주는 것들이다. 진시황릉에 묻은 보물도 어마어마하지만 비밀의 유지를 위해 황릉을 축조한 기술자들을 산채로 무덤에 가두었고 수만명에 달하는 후궁들도 함께 묻었다는 이야기들은 진시황제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를 말해준다. 그런 시황제를 지배했던 재상 이사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얘기는 나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진시황제를 지배했단 말인가...
차오성은 이 책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고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책을 출간을 하게됐다. 책으로 출간된 후에도 역사서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한다. 읽어보니 그럴법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른 한 살이라는 나이에 이런 대단한 책을 집필하다니 놀랍기만 하다. 소설이 놓치기 쉬운 역사적인 해설을 이 책은 놓치지 않고 있고 역사서가 놓치기 쉬운 생생한 현장감도 놓치지 않은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이사'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중국 역사에도 실처럼 가느다란 상식만 갖고 있어서 1000페이지가 넘는 많은 분량이 살짝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나의 기우에 불과했다. 내 가느다란 상식을 저자가 알기나 한 듯이 상세하고 친절하게 역사적인 배경이나 인물에 대해 설명해주어서 읽기가 수월했고 전국시대의 권력다툼은 흥미진진했다. 첫 페이지를 넘긴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숨가쁘게 질주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곡물창고의 말단관리였던 이사. 우연한 깨달음으로 고향을 떠나 순자의 제자로 들어가 공부를 하고 진나라의 영정(시황제)을 만나 그의 오른팔이 된다. 당시 권력을 양분하고 있던 여불위와 노애를 제거하고 영정을 도와 천하를 통일해 영정을 진시황제로 만들고 자신도 재상의 자리에 올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법.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세상을 뜨자 그의 자리도 흔들리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권력의 허망함을 항상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골육상잔의 비극도 마다않음을 보면 의아스럽다. 권력이란게 그리 좋은건지... 천하를 호령했던 진시황제도 죽음은 피할수 없었고 진시황제의 최측근 이사도 그 최후는 비참했다. 최후는 비참했지만 수대에 걸쳐 이름이 남았으니 이사는 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이런 재미있는 책을 내가 읽고 있으니 나도 그들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이사, 천하의 경영자>. 이 책을 통해 중국 역사에 대한 상식을 조금은 풍요롭게 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중국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만큼 쉽고 흥미로운 책을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