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차리기

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책 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니 군침이 먼저 돈다. 싱싱한 쌈에 잡곡밥을 얹고 맛난 된장을 얹어 한 입 그득하게 넣어 꼭꼭 씹어먹고 따끈한 국물 한숟가락 떠먹으면 세상에 부러울것 없을 맛난 밥상이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표지사진을 한참동안 넋이 나간듯 쳐다보고 있었다. 먹..고..싶..다.

 

웰빙 광풍이라 할정도로 요즘에는 웰빙, 슬로우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해결하는 한끼 보다는 우리 몸에 좋은 재료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밥상이 우리 몸에 좋은 착한 밥상인지 잘 모르겠다. 무조건 비싼 재료로 시간을 많이 들여서 만드는 음식이 제대로 된 좋은 음식일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착한 밥상이란게 어떤 밥상인지 조금씩 깨달아갔다.

 

이 책의 저자 윤혜신님은 충남 당진에서 '미당'이라는 한정식집을 운영한다고 한다. 그 곳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걸 원칙으로 하고 있고 직접 텃밭에서 가꾼 재료를 위주로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직접 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고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상차림을 하는 음식점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미당'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있고 외식을 흔하게 하는 우리들이 얼마나 화학조미료 맛에 중독되어 있을지 생각하면 걱정스럽기만 하다.

 

저자는 좋은 재료라는게 비싼 재료를 말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계절의 영양을 듬뿍 담고 있는 제철에 나는 재료들이라고 말한다. 한 겨울에 수박을 먹고 한 여름에 귤을 먹는게 결코 좋은게 아니라는 얘기다. 계절도 아닌데 그 맛을 내려면 억지로 익히고 강제로 맛을 내야 하는데 그런 재료가 우리 몸에 좋을리 없다. 책을 읽다보니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게 웰빙의 첫걸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요리법은 너무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베테랑 주부들이라면 몰라도 나처럼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따라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조금 더 자세하게 요리방법이 설명되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착한 밥상의 기본이 되는 장담그는 법이나 김치 담그는 법이 상세히 나와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대로 된 장을 담그는 법은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 내심 기대했었는데 아쉬웠다.

 

아직은 내가 우리집 밥상을 책임지고 있지 않지만 내가 부엌을 책임지게 되는 날이 오면 이 책을 싱크대 가까이 두고 펼쳐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밥을 착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작은 텃밭을 가꾸며 그곳에서 수확하는 채소로 반찬을 만들고 맛난 밥을 지어 나눠먹으며 살면 절로 행복해질것만 같다. 좋은 마음으로 만들어야 음식도 맛있어 진다고 하니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착한 밥상을 차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