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를 향한 첫걸음

신화드라마 ㅣ 한 장으로 보는 지식 계보도 1
최복현 지음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3월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련한 책을 읽었을때 옛날 이야기처럼 펼쳐지는 신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어서 책을 읽는동안은 흠뻑 빠져들어 읽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대체 어느 신의 이야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이야기들이 제각각 머릿속에 뒤엉켜 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로 그리스 로마신화는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했던 나는 '한 장으로 보는 그리스 신화 계보도'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반가운 마음으로 집어들수 밖에 없었다.

 

제우스-쥬피터, 아프로디테-비너스, 에로스-큐피드, 아테나-미네르바..... 머릿속에 신들의 이름이 뒤죽박죽 뒤엉켜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름,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이름, 영어식 이름. 우리 일상에서는 이 이름들이 제각기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이 모든게 정리되지 않고 머리를 어지럽히고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만을 다루고 있어 그리스식 이름만을 온전히 익힐 수 있어 좋았다. 그리스식 표현을 온전히 익힌 후에 로마식, 영어식 이름을 덧붙이니 신들의 이름이 가지런히 정리되는 느낌이다.

 

부록으로 들어있던 커다란 그리스 신화 계보도를 방바닥에 넓게 펼쳐놓고 책을 넘거가며 펜으로 계보도에 메모해가며 열심히 읽고 있자니 마치 대학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내 방을 지나쳐 가던 오빠가 그런 내모습이 신기했는지 "지금 뭐 하니?"하고 묻는다. 뭐하긴... 공부하잖아.^^ 아쉬운점은 계보도에 오자가 몇개 있어서 신을 찾는데 고생했다는 점이다. 글자가 잘못된줄은 모르고 내가 찾는 신이 없어서 얼마나 헤맸었는지...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세세하게 싣고 있지 않아서 그리스 신화를 상세히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합치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신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는 탁월하다 할 수 있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 신들은 남매간이나 손주뻘되는 신들과도 연애하고 출산해서 그 족보가 복잡하기 그지없다. 세력확장을 위해서이긴 하지만 특히 제우스나 포세이돈의 바람기는 대단해서 신들의 족보는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글로만 읽어서는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데 계보도를 보면서 읽으니 전체적인 세력의 흐름을 확인하기가 수월하다.

 

전체적인 흐름을 익힌 후에 세부적인 내용을 알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공부법처럼 이 책으로 전체적인 그리스신화를 익힌 후 내가 가진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다시 읽는다면 예전보다는 덜 혼란스러울 듯 하다. 그리스 신화를 향한 첫걸음을 떼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