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발티 사람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네. 죽음도 마다하지 않아." (p.219)

 

히말라야 오지의 마을에서 그곳 사람들과 세 잔의 차를 함께 나누어 마시고 그들과 가족이 된 한 남자가 있다. 미국인 그레그 모텐슨. 그는 히말라야 산골마을 사람들과 어떻게 가족이 되었을까.

 

그는 뇌수막염의 후유증으로 내내 고생하다 목숨을 잃은 여동생을 기리기 위해 K2 정상에 오르기로 한다. 그녀의 호박 목걸이를 K2 정상에 두고 오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뜻밖의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을뻔한 그레그를 히말라야 작은마을 코르페의 사람들이 보살펴준다. 

 

학교라고 부를수도 없는 허허벌판에 둘러앉아 흙에 나무 막대기로 구구단표를 베끼고 있는 아이들을 본 그레그는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기로 약속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학교 지을 돈을 모으기 위해 그는 병원 야간근무를 자처하고 집세마저 아끼기 위해 차에서 잠을 자며 생활한다. 또 유명인사들에게 기금마련을 위한 편지를 수백통 보내기도 한다. 별 소득은 없었지만....

 

어렵게 학교 지을 돈을 마련해서 자재를 구입하고 코르페 마을로 향하지만 마을을 잇는 다리가 없어 자재를 나를수도 없다. 다리부터 놓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그는 좌절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와 다시 기금마련에 나선다. 후원자를 찾고 CAI 기구를 마련하고.... 이때부터 그의 인생에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짓는 일이 전부가 되어버린다.

 

코르페 마을의 학교를 시작으로 그레그가 78개의 학교를 짓는 동안 많은 위험한 일에 만나게 된다. 여자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협을 당하기도 하고 무장단체들에게 억류당했다가 풀려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9.11테러로 인해 험악한 분위기에 내몰리기도 하고 협박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용기에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감탄의 박수를 보냈는지 모른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어쩌면 우리들이 만든 핑계가 아닐까. 그레그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혼자 힘으로 해냈다. 히말라야 산골의 아이들이 배우지 못하고 있는 일은 안타깝지만 내가 어쩔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룰수 없는 일을 이뤄냈다. '나 혼자 힘으로 뭘 어쩌겠어.'라는 생각으로 나는 그저 뒷짐만 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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