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아침잠 많은 내가 어쩌다 일찍 눈이 떠질때가 있다. 일찍 서둘러 가야할 데도 없고 문득 잠이 깨버린 일요일 아침 TV를 켜고 보는 프로그램이 <내 마음의 여행>이다. 어쩌면 방송을 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오래 남아있던 프로였다. 몇 겹의 우연이 겹친 일요일 아침에 눈꼽도 떼지 않고 널부러져 우리나라의 산과 강, 바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자면 몸은 침대 위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TV속 그 곳에 있는것만 같다.

 

아름다운 자연과 잔잔한 음악들...그리고 따뜻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좋았던 그 방송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 아름답던 바다가, 그 푸르렀던 산이, 온통 하얗기만 했던 그 골짜기가 어떤 사진으로 담겨있을지 책을 펼쳐든 내 마음은 기대와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부디 내 설레임이 가시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넘긴다.

 

책의 첫 장부터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눈 덮인 한계령과 눈꽃이 핀 무주 산골....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때마다 산내음이, 바다내음이 풍겨져 나오는듯 하다. 글밥 읽는건 뒤로하고 뒤적뒤적 사진들부터 보기 시작했다. 푸르디 푸른 바다는 넋을 잃고 한참을 들여다 보고 눈 감고 느껴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음미해갔다.

 

그런 뒤에 다시 글밥을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글을 읽고 다시보는 사진은 내게 또 다른 이야기를 해준다. 이렇게 예쁜 초록색 풀이 보리였구나, 이 오래된 방앗간은 마을에 대소사가 있을 때만 문을 여는구나, 이렇게 조그만 샘이 금강의 발원지구나.... 감탄해가며 책 속에 빠져든다.

 

이 책에는 계절을 담은 우리나라 곳곳의 풍경이 들어있다. 열 여섯 곳의 여행지 중에 내가 방송으로 봤던 경남 통영편이 들어있어 더욱 반가웠다. 그 때 방송으로 듣고 보았던 것들을 글로 사진으로 만나자니 내 마음대로 편집한 방송을 보는듯 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길게 보고... 이 부분에서는 잠시 책을 덮고 눈을 감자...

 

요즘 괜시리 짜증이 늘고 마음이 답답했는데 <내 마음의 여행>을 만나는 동안 마음이 고요해졌다. 마치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골에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는것처럼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어쩌면 나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랬던 내 마음을 이 책이 달래주었나 보다. 제목처럼 정말 내 마음이 여행을 다녀왔나 보다. 어쩐지 일요일 아침이 기다려진다. 못 일어나겠으면 예약녹화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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