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ㅣ 일공일삼 94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9월

어느 날 주경이에게 생긴 일 때문에 주경이는 너무나 괴롭다.

백날쯤 입원해서 백날쯤 잠만 잤으면 좋겠다. 학교에 가기도 학원에 가기도 너무나 싫다.

조용하고 눈에 안 띄는 아이였는데 체육시간에 순전히 실수로 혜수 뒤통수를 줄넘기로 치는 바람에 혜수의 눈밖에 나고 왕따가 되었다.

학원에 갈때는 혜수에게 초콜릿을 사다 주어야 하고, 교실에서는 빈번히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편들어 주는 아이 하나 없이 고스란히 수모를 당하고 있다. 그 전에는 정아가 반의 웃음거리였다.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도 만만치 않다.

구두는 전학을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구두 한 짝이 창 밖으로 내던져졌다. 구두의 주인 명인이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한다. 질투가 난 헤수는 헉..주경이를 시켜 구두를 처리..? 한다.

'구두를 처리하라니. 처리한다는 게 뭘까.' 고민할 새도 없이 주경이는 혜수 일당의 무시와 언어폭력을 떠올리며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른채 구두를 창밖으로 던지고 말았다.

이 모든 상황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서 벌어지는 일이다.

얼마 전 읽은 책도 따돌림이 주제인 동화책이었다. 따돌림은 아무래도 아주 빈번히 꽤 심각하게 아이들의 세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듯하다. 그 책속의 아이는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어 준 아이 덕분에 상처를 극복했다. 주경이도 다행히 손을 내민 친구들이 있어 구두를 던진 일을 사과하고 왕따문제를 해결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 작가이다.

역시나 이야기 솜씨가 대단했다.

아프고 심각한 주제를 다루었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장면과 이야기가 사이 사이 감싸주어 책을 읽는 동안 미소짓게 한다.

길모퉁이 기역자소풍 가게가 그렇고, 그 가게의 알록 달록한 장화 네 켤레가 그렇다. 그리고 주경이의 어릴적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친구 현수의 등장은 우리 딸아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러브라인?^^

아이들은 우정의 선물, 화해의 선물이었던 각기 다른 색깔과 무늬의 장화를 신고 학예회 연습을 한다.

난 돌아가신 엄마를 위해, 난 본 적 없는 아빠를 위해, 난 나를 위해, 난 너희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이렇게 해피앤딩이었음 좋겠다.

책을 다 읽고 우리 아이 얼굴을 보니 주경이와 함께 마음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며 한 걸음 성장한 눈망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