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껌 좀 떼지 뭐 -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양인자 지음, 박정인 그림 / 샘터사 / 2014년 10월
평점 :
아직까지 선생님이라면 껌뻑 죽는 우리 딸아이가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를 연신 외치며
아이들을 쥐어짜는 선생님의 등장에 강한 반응을 보입니다. 너무하네!
여기는 5학년 교실. 새로운 담인 선생님이 원하는 건 조용하고
깨끗한 교실이고, 바라는 건 기본 바로 세우기 입니다. 쉬는 시간도 수업 시간과 같아 다음 시간 예습하는
시간이므로 조용히! 책장도 가운데를 잡고 넘기면 세게 넘어가니까 소리나지 않게 책장 끝을 잡고 살살 넘겨야 합니다.

뭐..사실 좀 심하게 묘사되어 있긴 하지만 이런 교실과 이런 선생님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선생님의 권위에 눌려 지내지만, 이 동화속의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저항으로 선생님의
구박과 잔소리를 시원스럽게 날려버립니다.

<껌 좀 떼지 뭐>는 동화집으로 총 4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번 째 동화 <껌 좀 떼지 뭐>에서도 판사처럼 엄한 교장선생님이 등장합니다.
"언제든, 학교 안에서 껌이나 사탕, 과자 같은 걸 먹고 있는 사람 두 명만 잡아 와. 그럼
이 수첩에서 네 이름을 지워 주마. 단, 그 전까지는 매일 아침 일찍 나와서 봉사 활동을 해야 해!"
이러신 분입니다.
껌을 씹다 걸린 미나는 다른 아이를 잡아보려 하다가 그냥 "껌 좀 떼지 뭐"로 마음을
전향합니다. 껌 좀 씹는다고 교장 선생님한테 친구를 잡아가는 치사한 짓을 하는 대신 바닥의 껌 떼는 봉사활동을 그냥 졸업할때 까지 하기로 마음
먹은겁니다.
어린 아이지만 그 어떤 어른보다 성숙하고 바른 생각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이 책은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정채봉 선생님은 2001년 타계하신 동화작가시고 <오세암>이라는 감동적인 작품을
쓰신 분입니다.
과연 정채봉 문학상 수상작 답게 문학으로 세상을 바꿀수 있을 만한 동화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책 속 등장인물인 미나를 비롯한 멋진 친구들을 사귈수 있어 성숙한
마음가짐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