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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요즘 신조어가 참 많다. 캥거루족, 니트족, 딩크족 등 변화하는 시대가 만들어낸 유행어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리터족이다. 주인공의 생활로 봐서 어떤 의미인지 알겠으나, 네이버
지식백과를 찾아보았다.
[프리터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15∼34세의
남녀 중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30대 초반의 인주는 봉고차에서 상가수첩을 봉지에 담는 단기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인주가
담은 상가수첩은 20대의 남자 아르바이터들이 집집마다 돌린다. 사당동, 신림동, 청담동, 신당동, 장충동, 노량진동 들을 옮겨다니며 수첩을
넣는다.
인주가 지금껏 해온 아르바이트는 30여가지가 넘는다. 동네마다 인주의 아르바이트 역사가
펼쳐진다. 신림동 고시원에서의 총무일, 청담동 레스토랑에서의 서빙, 신당동 만두집에서의 알바, 대림동에서의 백화점 판매원, 가발판매,
발렌타인데이 단기 사탕포장알바, 좌담회 알바등 실로 대단한 알바인생이다.
인주가 프러터족이 된건 자의가 아니다. 어머니의 사업실패로 떠안게 된 빚으로 20대에
신용불량자, 30대에 개인파산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사채업자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기 힘들었고, 숨어 살아야
했다.

<청춘 파산>은 작가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김의경 작가도 열일곱 나이에 집안의
부도를 겪으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렸다고 한다.
"세상에 빚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빚처럼 널려 있다" 고 작가는 말한다.
아..그렇게나 많이..이 세상에 인주와 같은 삶이 그렇게나 많다니..마음이 아프다.
인주는 짬짬히 난을 그리며 꿈을 꾸었고, 김의경 작가는 짬짬히 소설을 썼다. 다행히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어 소설가가 되었다. '정말 다행이다' 생각이 들며 내 일처럼 기쁘다. 다행히 소설속의 인주도 그리 나쁜 마무리는
아니다.
작가는 "빚의 덫에 걸려든 사람들에게 이 소설이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고 말한다.
나도 진심으로 <청춘 파산>의 청춘들이 위로를 받고 힘을 얻기를 바래본다.
어두운 주제이지만 재미있게 글을 참 잘썼다. 인주가 알바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개성이
넘치고 재밌다. 그들의 삶이 실제로는 어둡고 슬픔일지라도 작가가 그린 그들의 모습은 영화속 주인공들 같다. 그들 한명 한명이 마치 나의 지인인냥
마음에 새겨진다.
두꺼운 책이었는데 재미난 글솜씨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고, 책은 가속도를 내며 읽혔다.
두고 두고 마음에 남을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