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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빙화 ㅣ 카르페디엠 2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 양철북 / 2008년 3월
평점 :
권력이 존재하는 세상에는 부정 부패와 편견으로 얼룩진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우리 주변를 돌아보면, 권력형 부정으로 힘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피해를 주고, 그에 맞서야 하는 모순이 수 없이 많은데 이런 주제로 그린 작품이 있다.
가난과 무지의 고통 속에서 말없이 사라진 천재 소년의 비극적인 삶을 장편 소설로펼쳐낸 이야기는, 차 밭 옆에 잠깐 피었다가 차 나무의 거름이 되어 버리는 로빙화처럼, 꽃 몽우리를 피우다가 만 소년의 모습을, 문학적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보석같은 이야기이다.
대만 작가의 사실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새롭게 단장 된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서, 발표 된지 이미 반세기가 지나도 그 빛이 전혀 바래지 않는 예술성과 아름다운 문체로 작품이 빛난다.
주인공 고아명은,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누나, 그리고 어린 동생과 함께 가난하게 살아가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인데, 그림에 천재적인 재주가 있음을 발견한 새로오신 곽 선생님의 배려로 그림 공부를 하였으나, 미술대회 출전은 다른 사람이 하게 되어 실망을 하고, 가난 때문에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고, 지는 별처럼 안타까운 일생을 마친다.
로빙화는 시들어 말라 버렸지만 다음해에 다시 인간 세상에 황금 빛 꽃을 피우기 위한 씨를 남겨 놓고 갔다. 로빙화는 한 번씩 피고 지면서 차 밭을 기름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소리 없이 져버린 귀하고 어린 천재는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었을 남겼을까?
- p 284 -
주인공의 삶은, 세계 명작인 <프란다스의 개 > 에서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싶어 성당에서 죽어가서 안타까웠던 네로의 삶과 닮은 꼴이다. 특히 이 이야기 속에는, 세상의 편견이나 가난 속에서 묻혀 버리는, 아까운 재주가 권력의 힘 앞에 무너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창조성이 드러나는 그림 실력으로 기존 세대의 생각과 당당히 맞서려 하지만,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고 마는 어린 소년의 실망은, 우리 주변 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힘 없는 자의 아픔을 그려 내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동감을 하게 한다.
" 전 그런 열악한 환경이 오래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무지몽매함은 결국 계몽될 것이며, 이것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
- p 250 -
영화로도 제작 되어 더욱 실감을 주는 이 작품은, 천재성 있는 재능을 키워 주려는 곽 선생님의 눈물겨운 투혼이, 남의 일 같지 않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참 교육을 실천 하려는 많은 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동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