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 스물다섯, 저마다의 이야기 그리고 인터뷰
황연웅 지음 / SISO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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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으면 이 시대의 청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되는 책입니다. 단지 스물 다섯이라는 나이를 떠나 그냥 인생에서 한 시기를 겪는 모든 사람이 읽어도 되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다만 알파벳 이니셜로 구성되있어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안되어, 한 사람의 이어진 글로 보인다는 단점이 있네요.. 조금 구분이 더 해줫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덤덤하게 오바하지 않고 쓴 것은 장점이라고 봅니다. 

인상적이었던 사연은 후암동의 쉐어하우스에 들어가 사는 청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하숙집이나 자취를 했지만 언젠간부터 쉐어하우스라는 독립적이면서도 독립적이지 않은 공간에서 사는 청춘이 많아지고 있죠. 여기에 나오는 한 사람도 처음에는 ‘식구’라는 개념을 떠올리며 같이 웃고 울고 이야기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순간부터 사이가 틀어지고 사람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사람이 싫어지고 침묵으로 끝이 났다는 안타까운 결론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예상이 됐던 결과일 것입니다. 그토록 좋아하는 애인과의 삶도 붙어살다보면 찢어지고 지옥이 되기도 하는데, 낯선 사람과의 삶은 오죽했을까. 하지만 거의 태어나 처음 독립, 그리고 타인과의 공유의 삶에서 얻은 이런 결론이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또한 하나의 성숙이고 깨달음이겠지요. 스물다섯살에 얻은 사람이 싫어졌다는 결론은 매우 슬픈 것이나, 어찌보면 그것이 맞을 수도 있다고, 보다 일찍 깨달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앞으로의 삶에서는 환멸과 냉소보다는 조심과 배려로 커나가는 사람이 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네요. 

책상 앞에 차 한잔 놓고 차분히 읽다보면 마음이 정돈되는 듯한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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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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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시대다.
세대 갈등부터 빈부갈등, 지역 갈등, 여기에 글로벌한 갈등에 여기껏 보지 못했던 온갖 종류의 갈등들이 다갈등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책은 법철학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통해 이 시대에 다양한 철학적 질문을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마실 술을 자신이 만드는 게 뭐가 나쁜가에 대한 찬반 양론을 조명하거나, 아니면 자유의사로 자신의 장기를 파는 것은 왜 금지 되는가? 또는 평등을 위해서라면 역차별도 있을 수 있는가? 같이 어느 한쪽이 분명한 답이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을 제시하며 그 안에서서 드러나는 법과 철학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진행 시킨다.

이렇게 써놓으면 굉장히 딱딱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작가인 스미요시 마시미는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의 법학부 교수로, 일반인이 충분히 아마도 중학생 정도면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 또 문체도 전문적인 용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어찌보면 엉뚱하거나 위트있는 표현을 써가며 글을 개진시키기에,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 하나의 토픽을 질질 끌고 가기보다는 주제에 대한 최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려고 해서 토막토막 읽어도 무리가 없는 구성을 택하였다. 물론 그러기에, 한 토픽에 대해 뭔가 분명하고 깔끔한 결론을, 작가 나름대로 더 깊게 내보이면 좋지 않을까, 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뭔가 중심 사건에 가려다 만듯한 답답함이 있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는 3장의 정의를 둘러싼 존 롤즈와 로버트 노직의 대결? 이었다. 불우한 사람에게 최대의 이익을 주자는 롤즈와, 내 재산에 손대지 말라는 자본주의적 생각의 노직은 어쩌면 요즘 가장 우리가 하고 있는 사상의 근본적인 뿌리 같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들로부터 어쩌면 이 시대의 갈등들도 다 파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 둘의 생각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이 책의 서두에 언급했던
“뭐든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는 글귀도 읽는 내내 마음을 쳤다. 그야말로 내로불남, 뭐든 남의 탓, 과거 탓을 하기에 바쁜 시대이고 그런 사람들이 내 주위 뿐 아니라 뉴스만 봐도 많아지고 있는 세상이다. 롤스든 노직이든, 그 사상의 뿌리가 어디든 우선은 ‘내 탓이오’하는 자아성찰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책의 말미에는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법 철학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할수 있어서 좋았고, 이 책이 널리 퍼져하루 빨리 현재의 위선의 시대가 종결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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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내려놓기 연습
최경선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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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환상성을 강조하면서 읽고나면, 뭔가 동화나 sf느낌이 나는 자기계발서  혹은 심리학 책과는 달리 우리 주변에서 느끼고 일어나는 일들을 위주로 쓰여 있어서, 훨씬 와닿습니다. 솔직하고 정성썻 쓰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번쯤 읽어보면 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이 들것입니다. 그러면서 성경이나 각종 철학자, 그리고 다양한 인용문구를 통해 진지하고 심도있는 고찰을 던져주기도 하구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용 구절은 “시련은 변형된 축복” 이라는 표현이었어요. 살다보면 수없이 느끼는, 오늘만해도 나를 한숨짓게 했던 그 시련이 변형된 축복이라니. 정말 사고의 전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작가는 내내 모든 것을 ‘나’로 귀결시켜야 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가짜 감정이 아닌 진짜 감정을 찾고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감정을 내려놓고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다고 당장 감정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겠죠. 하지만 변화는 조금씩 조금씩 작게 일어나는 것이니, 가만히 감정이 복잡할때 책의 여러 좋은 구절을 펴보면서 내 마음을 다스려야 겠지요. 추운 날씨이지만 마음에 추위가 가시며 차분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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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ㅣ 뼈의 학교 1
모리구치 미쓰루.야스다 마모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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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해보이는 살과 외피 말고 작가는 뼈에 집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동물이 죽어야 한다. 

이 책에서도 너구리의 뼈를 많이 다루는 데, 그 이야기는 즉, 그 해에 너구리의 사체가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너구리의 사망원인은 교통사고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순간 안타까웠다. 결국 죽고난 다음에 과학실로 넘겨진 너구리의 뼈라니. 거기에 살이 오동동통 붙어있었을 너구리를 떠올리니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흥미로운 중간 제목으로는 ‘프라이드치킨의 뼈’라는 부분이 있었다. 프라이드 치킨 몇조각이 닭 한 마리가 되는지 궁금하다는 호기심에서 나온 발상이었다. 결론은 몇 마리일가. 책에서는 닭한마리가 아홉조각으로 나뉘었다고 나오는데 넉넉하게 열조각정도를 사면 언제든 닭 골격 표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뼈에 대해 평소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바라보는 작가의 사상이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웠다.

작가는 왜 뼈에 이토록 치열하게 천착하여 연구했을까. 다 읽고나면 그 답을 알수 있을 것이다. 

가독성이 높아 전문서적이라기보단 어린아이들도 쉽고 재밌게 과학적 사실에 다가갈수있는 편한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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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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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크게 4개로 구성되있어요. 

처음과 중반까지는 소상공인이자 동네 책방언니가 된 시인의 이야기, 책방을 운영하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그로 인한 감상, 그리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작가의 깊은 사유,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주변의 사람들이나, 외적인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로 점점 비중이 달라집니다. 김이듬 시인의 촉촉하면서도 날선 어휘와 낯선 감각을 잘 느낄 수 있고, 예쁜 표지 만큼이나 소장하고싶은 그런 책입니다.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에게 까지 넓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책이기도 하구요.

어떤 에세이집은 자신만의 세계에 너무 빠져서 가독성도 없고, 지나친 일반화가 많아 읽기가 거북한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이 적어서 좋았어요. 있어보이려는 마음이 한톨도 없이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글들이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책 표지가 이렇게 예뻐도 되냐는 생각이 들정도 아름답다. 겉 띠지라고 해야하나? 세로로 둘러쌓인 것도 왜이렇게 완벽하게 멋진것일가...

잘 봤어요 . 이겨울 뭔가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시작했더라도 잠시 멈춰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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