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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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우리는 낯선 것들을 두려워 한다. 외계인, 귀신, 유에프오, 기후이변, 자연재해...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알 수없는 존재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다. 의외성은 사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웃음을 만드는 두가지 요소가 비하와 의외성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우리는 뻔한 것을 싫어하고 지루해 하며 예상하지 못한 것이 언제든 튀어나오길 바라곤 한다. 단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우리의 생존에 위협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사실. 


위에서 말한 외계인, 귀신, 유에프로, 기후이변, 자연 재해, 같은 것은 바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에, 우리는 의외성이라는 재미요소를 포기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오는 순간의 스릴과 공포, 그리고 헤쳐나가는 역경 극복 스토리는 너무나도 좋아한다. 바로 이 책 ‘ 초대 받지 않는 형제들’ 처럼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민 말루프다. 처음에 작가를 보지 않고 읽으면서 작가가 꽤나 젊은 사람인줄 알았다. 최신의 과학과 이슈, 그리고 트렌디한 소재를 꽤나 잘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민 말루프는 1949년생이었다. 꽤나 연세가 있는 분이며 출신은 레바논이라고 한다. 역시 실제 나이보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상상력을 가졌느냐가 더 글에서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알렉이다. 그는 만화가이며 또한명의 인물 에브는 소설가이다. 왜 하필이면 만화가와 소설가가 나올까? 이런 생각도 했었다. 그것은 아마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푸는 데 있어서, 만화나 소설같인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긍정성을 두 직업에서 볼 수있기때문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어찌됐듯 통신을 비롯한 모든 것이 없어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 나라는 여전히 전쟁 중이기에, 만약 전쟁이 나면 어쩌지? 가장 현실적으로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뀔수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 벙커로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방독면을 찾아야 하나? 아니면 무기를 들고 나가야 하나? 전기도 인터넷도, 그리고 교통도 식량도, 마실 물도 없는 그런 상황에서 나는 과연 어떤 힘을 가질 수 있을까.... 물론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무기력해지는것 이 사실이다. 이 책이 주는 것은 그런 무기력을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인간은 제아무리 땅바닥에 떨어졌어도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 결국에는 작지만 미래에 대한 의지. 그것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책은 군더더기가 없다. 자잘한 묘사보다는 시원시원한 상황전개와 해결 , 그리고 감정을 뚜렷하게 드러내면서 속도감이 난다. 민트색의 문과 바다와 하늘이 드러나는 상쾌한 표지처럼, 읽는 동안 마음속의 잔먼지를 깔끔하게 해소해주는 기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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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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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여우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이면서 낯선 동물이다. 여우하면 여러가지 설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구미호다. 꼬리가 아홉개인 구미호는 사람을 홀려 간을 빼먹는 귀신이다. 예쁜 모습으로 유혹한뒤 사람을 공격하기에 환타지 영화의 캐릭터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또한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도 여우는 등장하는데 이때는 무섭다기보다는 우리에게 뭔가 알쏭달쏭하면서도 교훈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여우는 대대로 잔꾀의 상징이기도 했다. 여우같다는 표현은 꾀를 부리면서 얄밉게 상대를 뒤에서 공략한다는 뜻이기에 칭찬인듯 하면서 욕이기도하다. 


이처럼 여우는 다양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데 신기한 것은 실제 우리가 여우를 만나보고 쓰다듬어 본적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만해도 야생 여우가 멸종위기에 있다가 이따금 지리산 같은데서 발견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동물원에서는 볼수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책은 직접적으로 여우가 등장한다. 그것도 눈 앞에서 만약 실제로 내앞에 여우가 나타난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보았다. 막상 두려움에 쓰다듬거나, 안아주기는 어려웠을것 같다. 왠지 모를 낯선 동물에 대한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여우가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된다. 사실 우리는 이미 강아지와 고양이를 친구 또는 가족이상으로 느끼는 사람은 많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런생각을 했다. 왜 개나 고양이만 친근하고 다른 동물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만약 돼지나 송아지? 다람쥐였다면?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어떤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외향적인 귀여움, 간단히 말해 외모 때문인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동물을 친구나 가족이 아닌, 인형처럼 대한다는 이야기같아서 뭔가 씁쓸해졌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개나 고양이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여우에 대해 이토록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는 것에 참 감명이 깊었다. 뭔가 신비롭고 몽환적인 생각이 들면서도 , 막상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있을 것 만 같았다. 


자연 속에는 많은 동물이 있고, 동물들과의 우정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게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동물의 입장, 여우의 입장에서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참 궁금했다. 나는 과연 좋은 인간이던가 하는 반성도 많이 했다. 문체가 전반적으로 유려하고, 담백하다. 조금 시적이면서, 부드러워 술술 읽히는 것이 최대 장점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눈을 감고 있으면 여우가 그려지곤 했다. 여우의 털뭉치로 가득찬 꼬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책만으로도 정이 드는 동물인 여우. 결국엔 나의 감정을 이 책과 여우가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점점 외로워지고 고독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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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우주 - 부모 너머 너와 나의 이야기
황영미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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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우주.


사춘기라는 시기가 있다.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시기. 인간이 어른으로 성장하기 직전에 혼란을 겪는 시기를 말한다. 이유없이 반항하고 왠지 모르게 우울에 빠진다. 세상의 모든 짜증은 나에게 오는 것 같고, 불안하고 두렵다. 하지만 꿈도 많이 꾸며 커져버리는 신체만큼이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성장통과 같은 시간을 우리는 사춘기라고 부른다. 그래서 문학의 장르에도 아동문학과 일반적인 문학 사이에 청소년 문학이라는 장르가 껴있기도 하다. 


황영미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그러다 보니, 그 세대의 특유의 감성과 고찰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아는 작가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 처음으로 에세이를 냈다고 한다. 제목은 사춘기라는 우주이다. 우주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말한다. 하지만 우주를 알기에는 우리는 너무나도 작고 미미하다. 사춘기도 아마 그럴 것이다. 알고자하면 어느덧 훅 지나가 버리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무엇보다도 많은 것을 겪고 느꼈을 시간.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줄곧 사춘기일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해 알만하면 나이를 먹어버리기 일쑤이니까.


이 책을 보며 인상적인 것은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나 은둔형 작가의 삶이라는 챕터가 재밌었는데,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설렌저라는 작가의 은신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장편을 주로 쓰기에 은둔형으로 살고 sns도 하지 않고,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만해도 피곤하다는 작가를 보면서 참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드는 작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또한 페르소나와 영감님 부분에서는 작가에게 오면 참 좋을 그 영감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더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참 고심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사실 사춘기라는 기간에 절대적으로 함께 붙어야 하는 것은 가족이다. 여기서도 부모의 역할이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생각해보면 사춘기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독립은 아닐것이다. 마음은 이미 떠났지만 몸과 경제적인 또는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가족의 테두리에 묶인 상태. 그러다보니 가족과 부딪치는 일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여러가지 친구라든가, 연애라든가 사춘기 청소년의 문제에 대해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돋보인다. 자신이 주로 쓰는 대상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이는 작품이 나올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에세이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읽다보면 당연한 소리를 왜 이렇게 길게 하지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 그리고 사춘기, 가족, 그리고 작가의 삶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덤덤하게 그리고 오버하지 않게 풀어나가고 있다. 황영미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청소년 내지 어른들은 읽으면 큰 위안을 받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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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훌륭하다
하세 세이슈 지음, 윤성규 옮김 / 창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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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훌륭하다


세상에는 많은 동물이 있다. 개 , 돼지, 고양이, 소, 말, 닭, 새, 등등, 그중에서 우리는 개를 참 좋아한다. 우리가 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우리와 친구처럼 혹은 가족처럼 지내는 특유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개를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이 매우 많다. 그래서 개가 주인을 따라 죽거나, 아니면 개를 위해 주인이 헌신하는 이야기 같은 것은 더이상의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다. 이미 많이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슷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감동과 교훈, 그리고 메시지를 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잘 쓴 문학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하세 세이슈의 소설, 개는 훌륭하다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하세 세이슈는 2020년 소년과 개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는 7편의 이야기로 독자에게 또다른 감동을 준다. 


처음 등장하는 개는 토이 푸들이다. 푸들하면 털이 곱슬곱슬 솜뭉치처럼 난 강아지를 연상할 수 있다. 그런 토이 푸들 단테가 불치병에 걸린 소녀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국 이것은 누군가와의 만남, 그리고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요즘에는 강아지를 장례식 치르고 떠나보내는 것에 많은 업체가 생겼다고도 한다. 이는 우리가 그만큼 애도와 이별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를 나타내는 증표이다. 인간과 개, 모두 생명이며 언젠가는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누가 먼저 떠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만큼 애정을 품었고, 그 빈자리를 메꾸는가, 아니, 과연 빈자리는 메꿔질수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외에도 믹스견 흰둥이, 바셋 하운드 앙주, 등 다양한 개들이 나온다. 


저자 하세 세이슈가 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쓰는 이유는 역시나 그가 개를 엄청나게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죽음을 앞둔 반려견을 위해 도쿄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이사한뒤, 현재도 두마리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평소에 강아지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큰지 소설일뿐인데도 절절하게 느껴진다. 결국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세상에 대한 겸허하고 관조로운 마음을 품는 것 같다. 생명의 반대는 죽음인데 언젠가 죽는것에 대한 아련함을 늘 마음 속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서정적이면서도 가독성이 높게 술술 잘 읽힌다. 일본 문학 특유의 귀여우면서도 재치있고, 엉뚱한 묘사도 눈에 띄며 읽는 동안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 느낌도 든다. 요즘에는 소위 콘텐츠라고 하는 영상물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일 때가 많다. 그런 것을 보고 집의 아기나 개를 보면 잠깐이지만 방금 전 봤던 잔인한 영상때문에 감정이 연약해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온 이야기는 현실적이고 슬플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힘을 준다. 그것은 작가가 가진 따뜻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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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이 아니라 분홍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정현혜 지음, 전명진 그림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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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이 아니라 분홍


세상은 언제고 바뀐다. 안 바뀌는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엄청나게 바뀌어 있는 것이 세상이다. 가령 자신이 살았던 고향을 오랜만에 가봐도 그 안에서는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있다. 도로가 바뀌었고, 상점이 바뀌었고, 학교이름이 바뀌었고, 새로운 건물과 신식 체인이 들어서게 되어 있다. 문제는 이 변화에 잘 적응을 하느냐 아니면 과거의 시점에 사로잡혀 있느냐 일것이다. 

폐족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귀족을 뜻하는 말인데, 이 책의 두번 째 챕터에 제목이 바로 폐족이다. 과거에는 잘 나가던 귀족이며 양반이며 사회의 상류층이었지만, 어느덧 세월의 흐름을 놓치고 밑으로 전락한 세력들. 나는 역사책이나 시대극 영화를 보면서 이 폐족에 대해서 묘한 짠함이 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상적인 부분은 직업이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동화책은 많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 직업이 장군, 문신, 또는 왕족이거나 아니면 노비, 혹은 가끔 가다가 대장장이 같은 기술공이나 상인 들 우리가 흔히 드라마에서 보던 직업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염색을 하는 사람이 나온다. 염색이란 색깔을 만드는 것인데, 색이란 것에 대해 읽는 내내 생각해보았다. 색은 마음의 다채로움을 나타낸다. 우리는 흔히 이별을 하거나, 뭔가 커다란 일을 겪었을 때, 머리 염색을 하기도 한다. 또 옷 색깔을 화려하고 튀는 것으로 입음으로서 달라진 의지를 표명하기도 한다 .그만큼 색깔이라는 것은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인간의 마음을 드러내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또한 주목해서 봤던 것은 주인공 란이의 성격이었다. 당시는 왕권이 엄청난 사회였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당하고 담대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소신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란이의 성격은 오늘 어린 친구들에게도 무척 귀감이 되고 배울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현혜로 이미 2015년 푸른문학상을 2016년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 우수상을 받은 역량있는 동화작가이다. 이 책 역시 눈높이 아동문학상 동화 우수상에 당선된 작품으로 조금 발전시킨다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동화이지만 서정적인 문체와 더불어 중간중간 있는 그림 역시 동화치고는 꽤나 어른 스러웠는데, 문체의 성숙도와 어울려서 좋았다. 란이는 당차고 꿋꿋하지만 한편으로 안쓰러운 존재였다. 그런 란을 묘사하는데 가녀리면서 눈빛이 살아있는 그림체가 매력이 있었다. 어떤 이야기이건 중요한 것은 인물의 호감도와 매력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글 속에서 맹활약해도 비호감적인 캐릭터가 있다. 반면 어설프고 실수 많고 바보 같아도 호감을 주는 인물이 있는데, 란이는 양단의 장점만 취하면서, 한껏 감정을 몰입하게 만드는 훌륭한 캐릭터였다고 본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 표지에는 붉은 색 천이 나부끼고 있다. 붉은 것은 정열일까, 아니면 마음의 상처일까, 읽는 내내 란이의 마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인상적인 표지였다. 꼭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읽어도 좋을 괜찮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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