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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우주 - 부모 너머 너와 나의 이야기
황영미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9월
평점 :
사춘기라는 우주.
사춘기라는 시기가 있다.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시기. 인간이 어른으로 성장하기 직전에 혼란을 겪는 시기를 말한다. 이유없이 반항하고 왠지 모르게 우울에 빠진다. 세상의 모든 짜증은 나에게 오는 것 같고, 불안하고 두렵다. 하지만 꿈도 많이 꾸며 커져버리는 신체만큼이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성장통과 같은 시간을 우리는 사춘기라고 부른다. 그래서 문학의 장르에도 아동문학과 일반적인 문학 사이에 청소년 문학이라는 장르가 껴있기도 하다.
황영미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그러다 보니, 그 세대의 특유의 감성과 고찰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아는 작가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 처음으로 에세이를 냈다고 한다. 제목은 사춘기라는 우주이다. 우주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말한다. 하지만 우주를 알기에는 우리는 너무나도 작고 미미하다. 사춘기도 아마 그럴 것이다. 알고자하면 어느덧 훅 지나가 버리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무엇보다도 많은 것을 겪고 느꼈을 시간.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줄곧 사춘기일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해 알만하면 나이를 먹어버리기 일쑤이니까.
이 책을 보며 인상적인 것은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나 은둔형 작가의 삶이라는 챕터가 재밌었는데,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설렌저라는 작가의 은신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장편을 주로 쓰기에 은둔형으로 살고 sns도 하지 않고,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만해도 피곤하다는 작가를 보면서 참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드는 작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또한 페르소나와 영감님 부분에서는 작가에게 오면 참 좋을 그 영감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더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참 고심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사실 사춘기라는 기간에 절대적으로 함께 붙어야 하는 것은 가족이다. 여기서도 부모의 역할이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생각해보면 사춘기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독립은 아닐것이다. 마음은 이미 떠났지만 몸과 경제적인 또는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가족의 테두리에 묶인 상태. 그러다보니 가족과 부딪치는 일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여러가지 친구라든가, 연애라든가 사춘기 청소년의 문제에 대해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돋보인다. 자신이 주로 쓰는 대상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이는 작품이 나올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에세이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읽다보면 당연한 소리를 왜 이렇게 길게 하지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 그리고 사춘기, 가족, 그리고 작가의 삶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덤덤하게 그리고 오버하지 않게 풀어나가고 있다. 황영미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청소년 내지 어른들은 읽으면 큰 위안을 받을 듯 하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