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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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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리뷰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씁니다. *



지구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귀가 없는 사람도 있다.

듣기는 그저 행위일 수 있고 심상일 수 있다. 만인이 행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누군가는 이 책을 읽기 앞서 망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어떤 글은 여운을 주기도 하고

텍스트만으로 찌릿한 소름을 안기기도 했다.

텍스트는 귀가 없거나 청각이 손상됐거나 귀의 일부가 없어도 읽을 수 있으니까.

말했듯 듣기는 그저 행위이고 공감각적 심상을 불러 일으키는 연출의 도구다.

비단 비장애인들에 국한되지 않고서도 다양한 개인과 정체성과 장르를 차용해

듣기의 관념을 넓히는 글이 들어가 있더라면 더 좋지 않을까?

이 세상에는 흑백으로 나눌 수 없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으니까

장르소설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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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뒤집기 트리플 32
성수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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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평단에 당첨되었다. 자음과모음의 <트리플 시리즈>는 최진영 작가 님의 작품으로 접해본 적이 있다. 성수나 작가 님의 찻잔 뒤집기는, 소설 다음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말, 즉 성수나 작가 님의 에세이를 읽으면 어떤 정서로 읽혔어야 할 책인가를 단박에 알게 된다.


* 스포일러 주의


  1. 조각조각

본문에서는 조각난 심상이 자주 드러난다. 현실과 유리된 기분으로, '살게 하는' 자극과 재미와 이유를 좇아 사는 강희, 삶의 이유를 찾듯 살아가는 강희는 재정적인 위협이 없었고 그의 친구 해진은, 오롯이 자극만을 좇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강희를 시기했다.

시기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현실과 유리된 채 살아갔던 건 강희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해진도 마찬가지인 일이다. 해진에게는 어린 시절, 타인의 이름을 모방하던 경험이 있고 마치 습관처럼 행했던 '이름 도용'은 강희를 만나서부터 그만두게 되었다. 현실로부터 유리된 채 살아가던 두 인물의 만남 그 자체가 어쩌면 이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제각기의 모양을 한,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사물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사물에게는 마치 무언가와 맞물릴 수 있을 듯한 어떤 홈이 나 있다. 나의 시각에서 강희와 해진은 작중 등장하는 '재미있는 도자기', 즉 지구의 것이 아닌 그 돌멩이를 재료로 만들어진 사물이다. 그것을 오밀조밀 빚어 만든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두 사물은 각자의 기둥과 홈으로 꼭 맞물리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운명이라고 하자.

2. 운명

두 사람은 얽힌다. 서로를 조물조물 반죽하여 합쳐 두었다가 그것을 조각내는 시기를 거쳤다가, 종국에는 만들어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가루를 낸다. 하지만 작가는 말미의 에세이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그렇게 가만 생각하다가 냅다 비약해서

그럼 모든 일은 결국 정해져 있는 걸까?

생각해 보는데 나는 이 생각이 싫다.

그래서 운명에 대해 나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운명은 그러니까, 우리 인생을 총괄하여 세세하고 구체적인 사항까지 잡아주는 관념이 아니라, 정말로 '운명'적으로 맺어지는 아주 특수한 무언가를 뜻하는 관념이라고. 나는 지금껏 운명이란 관념을 이렇게 사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운명이란 말을 아주 좋아한다.

따라서, 강희와 해진은 아마도 각자가 바라는 것, 그러니까 그것이 생김이든 취미든 자유이든 뭔가가 되고 싶었다. 나는 그것이 강희와 해진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엔딩이 꽤 황홀하다. 깨부수어진 찻잔. 그것의 의미는 장대했다.

트리플 시리즈는 얇다. 출판사 북다에서 나오는 '달달북다' 시리즈만큼은 아니더라도, 단숨에 후루룩 읽을 수 있을 만한 분량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그러니까 찻잔 같은 무언가를 우리 마음속에 남겨준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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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몰이꾼 이기 2 - 하계의 기지로 가는 길 펑 2
허진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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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두번째 이야기까지 단숨에 해치웠습니다.

다부지고 당찬 성격을 가진 이기와 다정 속 강인함으로 모두의 의지가 되어주는 도나가, 태가 통치하고 다스리는 섬으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예요. 그 섬은 어떤 섬일까? 또, 왜 좀비몰이꾼이라는 직업이 탄생했을까? 는 1권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해당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것이에요.

좀비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쓴 아포칼립스 세상,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에도 인간의 자아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적맥인'의 탄생으로 좀비와 적맥인의 공존을 그린 내용. 1권에서 소개하는 독특한 설정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인간이 조직하는 사회, 투쟁,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 여기에 청소년과 좀비 아포칼립스가 더해졌다? 소재부터 흥미롭지 않나요. 만약 제가 이 세계관에 속하게 된다면... 같은 if를 생각하게 돼요. 저는 아마 도나 같은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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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몰이꾼 이기 1 - 테의 섬을 탈출하라 펑 1
허진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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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제목부터 굉장히 흥미진진합니다. 좀비 몰이꾼이 당최 어떤 직업을 말하는 걸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좀비 아포칼립스는 좀비에게 살점이 뜯기고 혈이 낭자한 생존에 관련한 이야기예요.


하지만 이 작품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변용해서 독특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어요.

고립된 세력, 무리를 통치하는 통ㅇ치차, 권력에 맞서 싸우는 혁명, 그 주역은 무려 청소년들입니다.


작품 내에서 좀비는 인간을 공격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작품에서 꼭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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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서 거장의 클래식 5
천쉐 지음, 김태성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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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서평단 활동]


첫번째 소설을 펼쳤을 때부터 나는 아주 빠른 속도로 책에 빠져 들었다.

서평단 활동으로 우연히 연이 닿게 된 게 신기할 정도로, 놀랄 만큼 나와 결이 맞는 책이다.


동성의 사랑을, 그리고 퀴어의 사랑을 그려내면 해당 작품은 퀴어 예술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악녀서는 비단 퀴어 문학일 뿐 아니라, 두 여성의 끈끈한 감정과 정사를 몹시 에로틱한 표현으로 묘사했다.

소설 속 화자가 가지는 강렬한 욕구는 책장을 덮어도 휘발되지 않을 것처럼 끈적하다.


1995년, 당시의 정서로는 얼마나 파급적이었을까?


이 연을 계기로 앞으로도 글항아리 출판사와 천쉐 작가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글항아리에서는 천쉐 작가의 저서를 여럿 다루는데, 내가 줄곧 읽고 싶었던 <마천대루>가 천쉐 작가의 소설임을 알게 됐다. 조만간 국내에 출간된 천쉐 작가의 저서는 모조리 읽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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