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삼월은 붉은 구렁을>, <흑과 다의 환상>의 작가 온다 리쿠가 2006년 11월에 발표한 작품으로, 이듬해인 2007년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했다. 하나의 살인사건을, '연극'과 '각본', '현실'과 '허구' 그리고, '극중극'이라는 몇 겹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통해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어느 호텔의 정원에서 유명한 각본가가 독살된다. 다음 연극의 여주인공 후보였던 세 여배우는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어 형사의 심문을 받는다. 형사는 원래 각본가가 완성하려던 <고백>이란 모노드라마를 세 여배우에게 연기하게 하면서 살인의 증거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 현실과 그녀들의 연기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어떤 것이 허구이고, 어떤 것이 현실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쇼핑몰의 중앙 정원에서 이상하게 죽은 어느 아가씨와, 안개로 둘러싸인 숲 속 극장을 찾아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어느 아가씨의 이상한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단골 카페에서 우연히 듣게 된 각본가가 그것을 모티프로 작품을 창작하는 이야기가 교차한다. 세 가지 이야기는 각각 '호텔 정원에서' '나그네들'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이란 제목 아래 복잡하게 얽힌다. 

 

    

 

 

 

 

 

 

 

 

 

 

 

 

  

"20세기,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폭발적인 변모를 거듭했던 시대임은 모두 인정하는 부분입니다만, 우리들 평범한 사람에게는 홍수와 같은 서브컬처의 디테일을 쌓아 올리며 열광했던 이상한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랑스러운 이미지들의 퍼레이드였던 20세기를 제 나름대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쓴 작품이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입니다." - 온다 리쿠

이 소설은 20세기 서브컬처에 대한 온다 리쿠의 오마주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 각 장의 제목을 영화 제목에서 가져오고, 본문 곳곳에서 영화와 관련된 내용을 차용했다. 이야기는 21세기 말이라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류가 환경파괴라는 재앙으로 정말 또 다른 지구를 찾아 떠날 수도 있는 가정 아래 전개된다.

과도한 문명의 발달로 황폐해진 지구에 일본인만이 남고, 인류는 신(新)지구로 이전한다. 구(舊)지구에 남겨진 일본인들이 해야 할 일은 끝없이 쌓여있는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것. 모든 자유와 물질적 풍요가 사라진 폐쇄된 지구에서, 그나마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도쿄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여 졸업대표가 되는 길뿐이다.

매년 각지에서 수많은 수험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도쿄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이곳은 세상과 완벽하게 격리된 또 다른 폐쇄된 세계이다. 학생들은 수업이라는 명분하에 끊임없이 육체노동을 해야 하고, 실력테스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렇듯 아무런 미래도 없어 보이는 그들에게 유일한 힘이 되는 것은 밤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20세기 서브컬처의 향연. 그리고 학교를 향해,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반기를 든 일부 학생들은 '성불(成佛)'을 위한 대탈주에 모든 미래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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