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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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정규직 전환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은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장담했다.

그로부터 3달여쯤 지났을까. 커피숍으로 나를 불러낸 팀장은

"미안하게 됐다."



...마지막 자존심을 짜내어 부서이동을 해서라도 남을 수는 없는지,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잘하니까 어디든지 보내달라고 매달려 봤지만... 팀장이 벗어두었던 재킷을 걸치면 일어났다.



이유도 묻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책에서..)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상처와 고통을 어디에 꺼내놓기도, 본격적으로 틀어박혀 아파하기에도 애매하다. 이런 마음의 통증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사실 이 책이 마음의 통증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겪었을 법한 그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면 아파하거나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뭐가 그렇게 대단한 슬픔인가. 19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19가지의 공감이 위로로 다가온다.

나는 "큰일 났어", "그러다 큰일 난다"라는 말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다. 뭐가 큰일이고, 뭔가 작은 일이란 말인가? 우리 삶 속에서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란 말인가? "큰 일"아 아니라 그저 "그런 일"이다.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우리 삶 속에는 정형화된 성공, 실패, 행복, 고통 따위의 분류 외에도 여러 가지 과정과 감정들이 들어 있지 않은가. 그중 하나로 단정하여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없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어야 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열정과 의지로 가꾸고 일궈가야 하는 일상이다. 이것이 자기 인생의 전체를 완성한다.



이 책을 만난 시기가 참 절묘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일을 쉬고 있는지 수 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이전의 일로 돌아갈 것인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볼 것인가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고민은 곧 하던 일로 돌아가서 정상을 찍기위해 달려갈 것인가, 정상이 아니면 어때 새로운 일로 인생의 다채로운 재미를 찾아볼 것인가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책에서 도전이란 등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며 오로지 정상만 바라보며 오른다면 봉에 다다르기도 전에 지치고 만다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 발걸음이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어쨌든 걷다 보면 운 좋게 정상에 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굳이 '정복'에 모든 의미를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 나는 정상을 정복하는 일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니다.

​손에 움켜진 조각 중 어느 것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 빛나든 그렇지 않든 이제는 상관없다. 다만, 조각 하나하나마다 부여해온 '의미'라는 비장한 척도는 지워야겠다. 사는 게 한결 가벼워지도록. 그렇게 된다면 내 인생도 축제가 될지 모를 일이다.

보통의 날에 바닷가에 널어 놓은 오징어를 쳐다본 일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윤슬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던 일이, 옆에 있는 사람과 한적한 산책길을 걸었던 일이 모두 사는 것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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