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 나를 응원하는 작은 목소리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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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간,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 책을 읽었다. 후이의 책은 여느 책들과는 다른 지점이 있었다.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럴 수 있어. 그래 너를 응원해'라는 인정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지은이는 중국의 작가 후이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인터넷 시대 신여성 대변인이라 불리지만 여전히 흔들리며 꿈꾸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한다. 예민한 편이고 여름과 여행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일은 듣고 또 듣고 기록해서 '이야기 속에 인생이 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한다. 그런 소개조차 마음이 간다. 나도 내 일과 가정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살고 있지만 여전히 흔들리며 꿈꾸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 내 마음의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싶고 여행을 하면서 그대로를 대하고 느끼고 싶은 사람이기에 후이의 글이 마음에 가까이 온다.최근에 그녀의 책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를 읽어서 편안하고 공감할 만한 그녀의 글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한 번 더 그녀의 책 <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를 펼칠 수 있었다. 내 마음을 대변한 듯한 그녀의 생각이 글에 녹아있어서 그 부분을 읽고 또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고 책 친구에게도 퍼다 날랐다. 사람을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말로 정의하는 행위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폭력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사정과 형편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직원관리와 채용을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나는 이직 시즌이 다가오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언젠가는 한 달에 30여 명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류상으로 보는 화려한 스펙과 외모보다 대화와 태도를 통해 그의 가치관을 알아가는 것이 더욱 유효했다. 설령 전 직장에서 안 좋게 퇴사를 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나쁜 직원은 아니다. 좋은 직원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도 조금은 이상하지만 결국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가 그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세상만사가 마냥 예전과 같으리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은 금물이라는 작가의 말에 늘 그것을 경계하지만 나는 여전히 경험과 지나온 과거에 연연했던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하는 것이 사람이고 세상이니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는 것이야말로 지양해야 한다.원하는 대로, 내키는 대로 살아도 괜찮아.

이 책에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들 속에서 인생이 있음을 증명하듯 그것들로 지면을 채워나간다.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두껍고 어려운 책을, 몇 시간이 지나도 책장은 몇 장 넘기지도 못한 채 붙잡고 있는 숙녀와의 에피소드는 지나치게 욕망을 절제하며 자신의 혹사하는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뭔가 유의미한 일로 비행하는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그 숙녀의 부담감이 가볍고 재밌는 코미디 영화를 보며 웃는 시간에 대해 죄책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거만 해도 괜찮다. 어려운 것으로 자신을 혹사시키지 않아도 괜찮다. 나한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재밌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소설이다. 물론 다른 책들도 재밌다. 때로는 사회과학도, 인문학도, 에세이도.... 다 읽는다. 그런데 문득 더 의미 있는 것들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그 당시 나에게 재밌지 않은 주제의 두꺼운 책을 끼고 며칠을 읽었다. 평소 선택이나 결정을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는 편인 나에게 그렇게 해도 괜찮다는 지지를 보내주는 그녀의 글이 사랑스럽다.이 책은 이번에 한 번 읽고 책장으로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한 번 읽으면서 인덱스를 곳곳에 붙였는데 어렵지 않은 말로 화두를 던지지만 더욱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후이의 책 <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는 한동안 읽고 또 읽고, 문득 생각나면 또 펴고 싶은 책이다. 아마도 내 까만 백팩 안에 들어있는 두 권의 책 중 한 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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