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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으로, 다시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ㅣ 향기시집 1
나태주 지음, 한서형 향 / 더블북 / 2022년 7월
평점 :
진하고 강렬한 향이아니다.
은은한 종이 향기다.
책향인데, 이 향기_ 맡아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읽던 올컬러 어린이 창작동화를 펼쳤을 때 맡은 향이다.
시와 어울리는 향기
책과 어울리는 향기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내 감각의 저장소에 있는 그런 향기가 이 책에서 나서 이 향기에 충분히 동의가 된다.
향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태주 시인은 고즈넉이 설레는 마음을 주는 한서형 작가의 향기만은 좋다고 한다.
자연의 향으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향기작가 한서형은 이 책을 위한 향을 만들기 위해 매일 시를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책을 펼쳐 시를 읽는 동안 잔잔하게 배경이 되어주고, 때로는 향이 그리워 시집을 펼치게 만드는 향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첫 장에 실린 시가 무엇일까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살며시 책장을 넘겼다. 글이 전하는 향기를 어떤 시로 열었을까?
질문
어려서 시를 좋아하고 시인을 꿈꿀 때
모든 좋은 시인은 그 이름에서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꽃의 향기, 나무 향기, 책의 향기,
먹의 향기, 말의 향기, 사람 향기,
어떤 향기든 향기가 나는 사람이
시인이라 여겼다.
그렇다면 나태주,
오늘에 이르러 너의 이름에서는
어떤 향기가 나느냐!
조심스럽고도 겁이 나는 질문이다.
282페이지에 200편 이상의 시와, 시와 향기에 대한 글들이 수록된 이 책을 조금씩 자주 펼치며 감상할 것이다. 노트에 한 두편씩 필사하는 것도 좋겠다.
은은한 향기와 함께 나태주님의 시를 천천히 감상해본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인 나에게도 향기와 함께 감상하는 아름다운 시만은 빨리 빨리 휙휙~이 안된다.
시간이 지나 이 책의 면지에 담긴 향이 다 사라지더라도, 이 시들을 읽을 때 마다 내 코 끝에는 이 향기가 맴돌겠지? 시와 향기가 함께 다가오는 독서는 특별한 사색의 시간을 선사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