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로 살아요
무레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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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스타우브 '라이스 꼬꼬떼'에 냄비 밥을 지어 먹게 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냄비를 만나게 된 과정과, 여기에 밥 짓는 디테일을 아주 정성스럽게 설명한다. 이게 뭐라고 나는 이 글을 아주 정성스럽게 읽는다. 왜냐하면 나 또한 이렇게 소소하지만 내 곁의 밀접한 것들에 진심을 담아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취향을 글로 그려낸 이는
작가 무레 요코.​
영화 <카모메 식당>의 원작 작가로 확실한 내 취향을 쓴 작가다.
거창한 것에서 엄청난 행복을 찾자는 것이 아니다. 차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만년필과 지우개의 전통적인 필기구, 편지지세트와 엽서 같은 귀여운 종이 친구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삼베 침구, 온습도계를 통해 눈으로 직접 쾌적한 환경을 확인 하는 것, 꽃병에 꽃장식 하기와 같은 일상에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하와이의 쇼핑센터에서 브랜드 쇼핑백을 따로 구입해야 되기에 대분의 사람들이 에코백 등 본인이 준비한 가방에 구입한 물건을 넣는다는 것이다. 요즘은 에코백을 들고 다니거나 포장을 간소화 하는 것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포장을 간단히 해달라고 말하기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신문지를 접어 쓰레기 봉투로 사용한다는 작가의 취향이 나의 그것과 일치하니 읽는 나도 즐겁다. 나도 어제 푸드트럭에서 순대를 샀는데 일회용 용기를 반투명 봉투에, 또 그것을 검정 봉투에 넣어 주시려는 사장님께 "집이 바로 앞이라 그냥 가져 갈게요. 비닐에 안 넣어 주셔도 돼요."라고 말하고 받아왔다. 빨간 어묵을 사러 갈 때 빈 용기를 들고 가서 "여기 담아 주세요"하는 나의 취향과 작가의 취향이 같아서 즐겁다.
곤충은 귀엽지만 모기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작가. 줄무늬가 약간 있다 해도 전혀 귀엽지 않다는 그 말이 너무 귀엽다. 모기를 싫어하는 그에게 살충 용품은 필수인데 요즘에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몸에 해롭지 않은, 살충이 아니라 방충 효과가 있는 제품이 나와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살충이 아니라 방충이, 생명을 죽이는게 아니라 피하는 쪽이 작가의 선호라는 것이다.
덥고 습한 여름에는 에어컨 보다 제습기가 좋고 건조한 겨울에는 뭐니 뭐니 해도 가습공기청정기라고 말한다.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면서 손목시계를 차는 사람들이 적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손목시계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 시대.
유행도, 그것의 흐름도 빠르기만 한 요즘 시대에 유행을 쫒아 "되게 유명한 거", "요즘 다 하는 거"만 따라가는 삶은 매력이 없다. 왠지 나의 삶은 없고 다른 이들의 삶을 따라가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깨끗하고 세련된 것, 빠르고 편리한 것 보다 나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담아내기를 원하는 작가의 생각의 선택이 나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조금 느리고 불편할지라도. 그래서 자꾸만 들여다 보고 싶은 이야기. 《이걸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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