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임 매카이는 ...(중략)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완전히 동일한 위협에 노출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매카이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코로나가 힘들다고?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를 말하고 있다. - P118

기온이 높아지면서 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지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꿀벌들의 군집 붕괴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는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겨울은 평년보다 0.8도 더 높았는데 이로 인해 벌통에 응애가 발생하면서 전국적으로 18퍼센트의 벌통이 피해를 봤다고 한다. 거의 77억 마리의 꿀벌이 죽은 셈이다.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과 브라질 등 아메리카 대륙뿐만 아니라 아프라카에서도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이 돌아오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죽는 군집 붕괴 현상이 폭넓게 발생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전 세계 식량 중 63퍼센트가 꿀벌의 도움으로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을 먹이로 하는 수많은 생물 역시 위기에 처한다. - P122

1997년에 채택된 교토 의정서에서는 규제대신 시장 접근법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채택했다. 시장 접근법은 감축 대상이 된 주체들 중 같은 양을 줄이는 데 더 적은 돈이 들어가는 곳부터 먼저 줄이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기업과 국가에서는 배출권을 구매함으로써 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유연성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비용 효과적‘이라는 키워드이다. 감축 대상이 된 주체들은 최악의 경우 배출권을 구매함으로써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유연한 접근 방법론이었다.
교토 의정서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감축 수단으로 배출권거래제ET, 청정 개발 체제CDM, 공동 이행 제도"를 활용하도록 했는데, 이를 교토 체제라고 한다. 교토 체제의 핵심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체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을 강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에 부여된 배출권은 기업이 배출하던양과 비례해서 커졌다. 그래서 교토 체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나쁜 놈에게 영광을‘로 볼 수 있다. - P129

2015년에 통과된 파리협약(2020년 발효)은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선진국에 대한 감축 의무를 별도로 두지 않고 각 국가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약속하도록 했다. 감축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도 두지 않았다.
어차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교토 체제를 통해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기name and shame‘ 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돈보다는 국가의 명예에 희망을 건 협약이었기 때문이다. p130-131 - P130

지구에서는 초당 1337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지금처럼 배출하면 2도가 상승하는 데까지 25년 2월이 남았다(2022년 2월 기준으로 계산). 1.5도까지는 불과 7년 5개월이 남았을 뿐이다. 물론 이 시간이 지난다고 바로 평균 기온이 1.5도가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중략) 그리고 이 탄소 시계는 2019년 전 세계 배출량이 계속 유지된다는 것을 가정해 만들어졌다. p131-132 - P131

IPCC는 1.5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10년 온실가스배출량 대비 2030년에는 45퍼센트를 줄여야 한다고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퍼센트를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현재까지 135개국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고, 그중 66개국은 목표 연도를 지정했다. 대부분은 2050년을 탄소중립 목표 연도로 제시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등 일부유럽 국가는 2040~2045년,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등은 2060년, 인도는 2070년을 제시했다. - P132

지구적 관점에서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모두 일곱 가지이다. 그중 중요한 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이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74.4퍼센트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메탄이 17.3퍼센트, 아산화질소가 6.2퍼센트, 그리고 기타 불화가스F-gas(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삼불화질소를 포함하며 냉매와 같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가스)가 2.1퍼센트이다. 물론 온실효과를 나타내는 기체가 이 여섯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악취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암모니아도 온실효과가 인정되지만 아직 감축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 P133

숲은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으로 인정된다. 세계 곳곳에서 온실가스 흡수를 위해 나무를 심자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화석연료 연소로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공기 중에 머물게 된다. 그러니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야 한다.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에서 제거하는 것을 오프셋offset이라고 한다. 식물의 광합성은 이산화탄소를 오프셋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 P140

각자 서 있는 입장에 따라 서로 상충되는 주장이 난무한다. 원자력은 위험해서 안 되고, 태양광은 우리 집 앞에는 안 되고, 전기의 대부분을 생산하던 화력발전은 없애야 하고, 그렇지만 전기 요금은 올리면 안 되고,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등 전력을 많이쓰는 새 가전은 더 많이 필요하고, 농사용 전기 요금 제도는 농가의 생존을 위해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우리는 이런 시민들의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까? 아니면 무엇을 채택하고 무엇을외면할 수 있을까? 어떤 결정이든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누가 희생을 해야 할까? 과연 이 시대에도 누구에게 희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옳을까? 에너지 전환은 사회에 잠재된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면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 P153

석유의 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석유 공급망 전체에 미치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이었다. 반면에 러시아에서 출발한 가스관에는 미국의 군사력이 미치지 못했다. 원자력 발전을 멈추고석탄발전소를 폐쇄하면서 시작된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러시아에 의존한 천연가스 공급망에서 취약성을 드러냈다. 반면에 치솟은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덕분에 미국 에너지 업계는 큰 이익을 남겼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쉽게 저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킨 것이다. - P1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많은 교사들이 평생토록 아이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 죄악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 교사들은 아이와 말을 했지만 소리가 없었고, 아이를 관찰했지만 시선이 없었다. 모든학생들에 대한 그들의 평정과 참을성은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그저 무관심일 뿐이었다. -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말들은 〈역사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그 의미를 잃는다고 주장할 만큼 잘난,뭘 모르는 사람이 있었겠는가? 그런 사람들은 미몽에 빠져, 혹은 그저 무심함과 피로에 싸여 그런 말들을 주고받지 않았던가? 그런 말이나 하는 현대인들은 어떻게 살았나? 누구와 함께? 그들은 또 별뜻도 없는 말을 하면서도 심하게 허풍을 떨고 그 밖의 모든 것은 남의 일처럼 말한다는 것을완전히 잊었단 말인가? 공개 토론장, 일간 신문들, 텔레비전, 신간 서적과 가장 사적인 관계 등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는 표현들이 왜 천박한 말이 지니는 파괴성, 진부한 악취, 신성 모독성에다 영혼과 신경과 뇌를 죽이는 요소를 지니게 되었을까?
왜 사방팔방에서 속이 텅 빈 시대의 나태한 언어만이 울려 퍼졌을까?
p128-129 - P128

어른에게서는 절망이 여러 방식으로 감추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에게서는 어느 경우에나 절망을 눈치 챌 수 있었다. - P1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은 타인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타인이 무엇을 가졌는지, 무엇을 누리는지를 주로 볼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잘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린다는 생각에 고통을 받는다. 반면 타인을 볼 때 그 사람이 지고 있는 무게를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고통으로 타인이 지고 있는 무게를 가늠해보는 사람 또한 드물다. p88-89 - P88

로마시대의 철학자 보에티우스는 "너는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서 해방되어야 잘 살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아마 이 말은 인류가 존재하는한 영원불멸의 진리일 것이다. - P88

슬픔은 사라지는 단어가 아니다. 슬픔은 오겠다는 기별도 없이 제멋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수시로 온다. 눈을 감아도 온다. 슬픔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눈꺼풀은 없다. - P97

"빛이 안나도 괜찮아. 하지만 따뜻해야해." - P116

나는 왜 혼자 힘으로는 좋은 것이 좋은 것임을 모르는지 모르겠다. 나는 꼭 남들이 알려줘야 좋은 것이 좋은 것인지 안다. 어쩌면 이래서 타인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것이 좋은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 내 곁에 많았으면 좋겠다. - P134

나는 우리 인류가 곁에 있던 것이 사라져 두 번 다시 볼수 없는 존재로 변해버리는 것을 슬퍼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기를 바란다. 우리 인류가 아무런 감동이 없는 세계에서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인류가 어떤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 그만둘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 P168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 앎이 아쉽고 소중하다. 너무 늦게 알게 되기 때문에 아쉽다. 그래도 알아낼 수만 있다면, 어렴풋하게라도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살 것인가, 무슨 말을 나누면서 살 것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될 수 있다. - P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는 우리 인간이 다른 종에 대해 생각하기 좋은 곳이다. 인간사 먹고사는 문제는 다른 종에게 신세 지지 않는 것이 없다.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