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통을 보는 이유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대를 통해 느슨한 공동체를 일시적으로나마 가동하여 비슷한 아픔을 막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누가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알아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게 동료시민의 역할이다.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얼마나, 어느 정도의 섬세함으로 머물러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옮아가야 하는지까지가 이야기되어야 한다. - P34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지면과 화면에 잘 옮겨진 타인의 고통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 P96

약자의 선행을 바라볼 때는그 사람이 속한 집단이나 계층의 특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한개인의 독특한 선함의 질감을 놓치지 않도록, 악행을 바라볼 때는개인의 악함으로는 다 포착되지 않는, 그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사회적 요인과 모순에 고루 책임을 묻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꾸만 약자의 일을 저 멀리 타자화하며, 나와 관련 없는 남의 일로 간단히 치부해 버리는 인지적 게으름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 P136

선행을 할 때도 악행을 할 때도
약자는 집단의 이름으로 소환된다.
우리의 렌즈는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 - P137

개인을 잠시 내려두고 보편이라는 관점을 택하는, 그리고 닮음이라는 틀에서 훌쩍 벗어나 저 멀리의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상상한다. 나 이상의 테두리를 감각하고, 나의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욱 큰 사회가 있음을 인지하고, 지구 공동체 안의 시민으로서, 인류의 일부로서 어떤 고통과 어떤 뉴스를 더 큰 ‘우리‘의 우선순위로 놓고 해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
알고리즘과 구독에 갇힌 나의 타임라인 밖으로 빠져나와 다른삶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 모든 연민에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을 매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대로를 아는것. ‘나‘를 중심으로 뉴스를 떠먹이려는 뉴스의 매개자들이 의도치 않게 왜곡하고 있을지도 모를, 나와 연관되지 않은 일 역시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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