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다. "어쩌면, 어쩌면 죽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학살을 저지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방아쇠를 당겨 크리퍼를 죽이고 제 목숨도 기꺼이 버려야 했다고 생각하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고, 이제 그다음을 생각해야죠. 이 행성에 지성이 있는 생물이 살고 있고, 사령관님은 방금 그들 손에 반물질 무기를 쥐여 준 꼴이 되었습니다. 이제 외교가 절실히 필요해졌고, 외교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입니다. 이쯤 되면 저를 죽여서 이득을 볼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 P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