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역사를 인생의 스승으로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을 곰팡내 풀풀 나는 서당훈장의 잔소리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한건 있다. 만일 히틀러가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면밀히 연구했더라면 과거와 똑같은 덫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고, 부시가19세기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잘 알고 있었더라면, 아니 최소한 소련이 초기 탈레반과 벌인 최근의 전쟁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아프가니스탄 원정을 다르게 기획했을 것이다. 처칠을 허구의 인물로 여기는 영국의 골 빈 사람들과 15일이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거라는 믿음으로 미군을 이라크로 보낸 부시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둘 다 역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p29-30 - P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