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급속히 팽창했고, 이제 인류의 절반 이상이 스스로 식량을 생산하지 않고 도시에 살게 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농촌에 남게 된 사람들 대부분이 도시의 생활을 모방하고자 할 뿐 아니라, 날마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도시생활의 기쁨에서 소외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면대면(面對面) 공동체의 정서적 연대감(또는 압박감)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는 21세기의 핵심적인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생존은 농촌마을의 회복력에 의존해왔다. 그런 공동체가 최근에 자율성과 근로의욕을 상실했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존재양식을 규정하던 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뜻이다. 농촌의 관습과 마을공동체 내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위치는 한때 일상적인 공동생활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했다. 그것을 대신할 만한 것이익명성을 띠는 도시생활에서 발견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명확치 않다. - P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