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플레이리스트엔 늘 다섯손가락의 노래가 머문다. 특히 '새벽기차'는 언제 들어도 마음 한구석을 설레게 하는 곡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이두헌의 노래시집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는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음악 너머, 미처 몰랐던 보석 같은 곡들까지 마주하게 해주었다.매일 노래를 틀어두고 가사를 한 자 한 자 필사하는 시간은 마치 젊은 시절의 나로 되돌아가는 비밀스러운 통로와 같았다. 손끝으로 옮겨 적는 문장들은 어찌나 시적이고 낭만적인지, 가사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시였음을 이제야 새삼 깨닫는다.특히 '이층에서 본 거리'를 필사할 때는 학창 시절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봄바람이 살랑이던 3층 내 방,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이 노래를 무한히 반복해 듣던 그 시절의 공기가 느껴져 울컥했다.그때는 노래만 듣고도 왜 그렇게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을까. 아마도 마법 같은 멜로디 속에 숨겨진 진실한 고백들이 어린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리라. 이 책 덕분에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필사하며, 참으로 행복한 추억 여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