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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눈부신 그들의 세상을 - 기억이 사라질 때,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유은영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9월
평점 :
📖여전히 눈부신 그들의 세상을 읽고
치매라는 두려운 세상에 조용히 발을 들이밀며
"엄마, 나 여기 있어. 아빠, 나 여기 있어."
어머니께서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나신 지 어느덧 일 년이 조금 넘은 지금, 이 책을 만났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책 속 어르신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어머니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시간 속으로: 뒤늦은 이해와 미안함
집에 도둑이 들었다며 불안해하며 배회하시던 어머니의 모습,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안부부터 확인해야 했던 긴장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6.25 전쟁을 겪으셨던 어머니는 치매 증상이 심해지자 10대 시절의 포화 속으로 돌아가 계셨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머니가 홀로 마주했을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 그때는 왜 좀 더 어머니의 세계를 깊이 이해해 드리지 못했을까 하는 죄송함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다가올 미래: 나의 모습이자, 아이들의 숙제
이 책에 담긴 어르신들의 모습은 우리보다 조금 앞서 살아가는 이들의 현재이자, 훗날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이런 시간들을 온전히 감당해야 할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초고령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가 치매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이 이제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남아있는 이들을 위한 다짐과 연대
이제 나에게는 친정 부모님 두 분이 계신다. 만약 이분들에게도 치매라는 두려운 세상이 찾아온다면, 이번에는 도망치거나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분들이 만들어낸 세계에 조용히 발을 들여놓고, 그저 곁에서 "엄마, 나 여기 있어", "아빠, 나 여기 있어" 하고 따뜻하게 토닥여 드리고 싶다.
💕서로의 시간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바라며
이 책의 한 페이지, 한 문장은 모두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치매라는 외로운 터널을 지나가는 부모님의 마음을, 그리고 그 시간들을 오롯이 감당해 내는 보호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함으로써, 그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부모와 자식 모두가 한결 더 편안해졌으면 합니다.
더케이북스(@the_.kbooks)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