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펼치기만 하면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책이다. 두께에 겁먹지 말고 철학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스파르타 여성들의 어록은 양이 많지 않으나, 호흡이 짧아 가장 읽기 좋고 재미있었다. 더 연구해보고 싶다고 느낀 지점은, '플루타르코스'가 로마의 지배에 순응하고, 도리어 그들의 지배를 긍정하는 믿음을 그의 저서 곳곳에 표출했다는 점이다. 이미 200년 넘게 통치를 받은 상황에서 태어나서 그런걸까? 그렇다면 그는 스스로를 로마인이라고 생각할까 그리스인이라고 생각할까? 식민 지배의 역사가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국민으로서, 읽으면서 계속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읽으며 인상 깊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 노예로 팔리게 된 또 다른 스파르타 여인은 경매의 사회자가 그녀에게 할 줄 아는 것을 묻자, "자유롭게 사는 법"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녀를 구매한 자가 자유민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일을 시키자, "당신이 비열해서 당신의 재산에 피해를 주게 되었으니, 후회하게 될 겁니다."라고 말하고, 자살했다.
- 그는 사람이 어떻게 평생 자유롭게 살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죽음에 대해 경멸감을 지니고서"라고 말했다.
- 적을 패배하게 하고 당황하게 하는 데는, 말이 칼보다, 목소리가 손보다 낫다.
- "부왕께서는 내가 정복할 곳을 남겨두시지 않을 것 같아." 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그에게 "하지만 그분께서 얻으시는 땅은 모두 너를 위한 것이잖아?"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많은 것을 가져도, 아무것도 나 스스로 성취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말했다.
- 인생이란 한순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이어서 나쁜 짓을 하고 살기에는 별로 길지 않다는 점을 깨우쳐주고, 또 서로 친절하게 대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는 면에서는 적절하다고 하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