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연씨를 만난 적이 있다. 밤새 술도 마셨다. 그런데 그가 누군지 몰랐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음..... 다행히 결혼 전의 일이다. 우디 앨런을 수시로 인용하며 솔직을 가장한 풍자와 과장을 즐기는 것이 내 스타일과 흡사해서 만약 서로 잘 알았더라도 엄청 경계했을 것이다. 발터 벤야민 피에르 바야르는 잘 읽어볼게요.
미야베 여사의 책을 처음 읽었다. 중학생이 주인공인 만큼 풋풋하고 유쾌하기도 하지만 미스테리가 듬뿍 담긴 재미난 얘기였다. 추리소설의 미덕이라면 한 번 손에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다는 건데... 이 책 또한 그랬다. 미야베 여사의 책을 계속 읽어보고 싶다.
하드보일드 장르가 굉장히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특성은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이 허세스러운 것 같다. 사건은 훨씬 흥미진진할 수 있었는데 멋부리고 아무렇게나 툭툭 던져놓은 것 같은 문장들을 쫓아다니느라 오히려 음미할 여유가 부족했다. 과유불급이리니.
대책없는 이상주의자가 글 하나로 먹고 살려고 분투한 이야기. 끝이 해피엔딩이라는 걸 알았기에 망정이지 몰랐더라면 이 사람은 여기서 왜 그랬을까 무척 답답하고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사실은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이라.. 늘 때려 치우고 떠나고 싶은 욕망을 누르느라 무척 애를 쓰고 산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실감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