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J.D. 샐린저 지음, 김욱동 옮김 / 현암사 / 1994년 2월
평점 :
절판


'출간 당시에는 금서였지만, 지금은 청소년들의 필독도서!'란 말에 이런 류의 책 - 소위 명작을 한 번 소장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사게 됐다. 요즘 남발하는 일회용 감동 소설보다야 이 책은 두고 두고 봐도 후회가 되지 않겠다 싶어서-.

그런데 도착한 이 책은 여러 모로 나의 기대를 빗나가는 작품이었다. 일단 주인공의 어투가 그렇다. 난폭하고, 상스럽다. 그것을 번역한 우리 나라의 욕설은 더더욱 유치해서 읽는 동안 핏,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은 그런 게 아니었을텐데. 아마도 주인공의 이런 삐뚤어진 말투로 그의 상처입은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을텐데, 그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나 말들은 '순수'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결국 그의 반쯤 핀트가 어긋난 듯한 행동 모두가, 그가 세상에 대해 걸고 있는 기대가 너무 많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는 세상의 모든 모순들, 가식들, 어른들의 행태라는 것이 짜증나고 구역질만큼 싫은 것이다. 이런 걸 순수라고 하지 않으면 뭐라고 하겠는가.

읽는 결심을 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읽는 동안에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다만 번역이 너무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미국 속어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넘기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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