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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
페트릭 렌시오니 지음, 김정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회의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
참으로 지루한 제목이지 않은가?
저 앞에 떡~ 하니 나와 있는 ‘회의’라는 단어 자체가 벌써부터 사람을 지루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우리 회사의 회의 문화 때문이었다. 일주일 중 5일을 근무하고 그 시간 중 족히 2~3일은 회의를 하는 데 쓰는 것 같다. 심지어는 정해진 근무 시간 내내 회의를 하고 실제 업무는 저녁을 먹고 와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지루한 회의에, 야근까지. 정말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보니 회의를 주재하시는 분을 빼고는 모두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한숨을 내쉬는 형편이다. 또 모르지. 그 분도 한숨을 내쉬고 아닌 척 나오실지.
그렇다고 회의가 생산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시간은 가는데 진척은 없고, 얘기를 하다 보면 필요한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든지, 그 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다든지 하는 이유로 열에 대여섯 정도는 ‘좀 더 알아보고 다시 모이자’는 얘기로 끝나는 것 같다. 특히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개발하는 단계에서 진행하는 회의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회의가 점점 늘어가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회의에서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보니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게 되고, 이런 상황을 상사에게 설명하면 또 다시 ‘회의’를 하는 쪽으로 귀결이 되곤 하는 것이다. 게다가 사장님께서 경과를 보고 받기 위해 ‘회의’를 소집하시면 그 자리에서 ‘그 동안 뭘 한 거냐’는 얘기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잦아지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던 끝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책. 지루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필요성 때문에 억지로 선택했던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전개되는 편이었다. 회의와 영화, 미니 시리즈, 시트콤 등을 비교하면서 회의도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갖추어야 하고, 영화나 드라마처럼 갈등과 그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구조를 필요로 한다고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으로 진행되는 본문의 뒤에 회의 이론이라 하여 시사점을 요약한 별도의 챕터도 제공하고 있다.
책은 순식간에 읽었고 재미도 있었지만 책을 읽고 나서 든 느낌은 쉽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회의가 효율적이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들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이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어떨지…… 또 회의를 하자고 하지는 않을지…… 그래서 살짝 이 책에 대해 언급하며 팀장님께 얘기를 꺼내봤다. 결과는 역시 실패. 이런 응답을 얻었을 뿐이다.
“회의 관련해서 내가 가진 자료가 얼마든지 많거든. 원하면 빌려줄게.”
훔…… 내 접근법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실천의 문제라는 것.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재활용 쓰레기만도 못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려봐야겠다. 회의가 너무 지루하고 결론도 안 나 모두 지쳐가는 시점에 책에서 본 내용을 하나씩 툭툭 던져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