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중산층 여성들의 가정 내 자기 실현, 결혼 거부와 저출산을 선택하는 여성들, 자기 계발과 스펙 쌓기에 지친 여성들, ‘고양이, 알바, 여행’으로 상징되는 ‘소박한 삶’에 대한 욕구, SNS를 통해 자아를 구성하는 여성들… …. 이 시대 여성들의 근본적 고민은 여전히 남성과의 불평등 때문이다. ‘선택’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여성성의 신화》는 우리를 출발선에 다시 세운다.

좌파가 다윈주의를 재해석해야 한다는 이 책의 주장을 지지한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실패’한 원인은 좌파가 인간 본성의 존재를 부정해서라기보다는, 내가 보기엔 ‘원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별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르크시스트나 파시스트나 설거지 안 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처럼,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차이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았다. 성별 제도는 말할 것도 없고 인종 차별, 지역 차별, 공간 구조는 서구 제국과 다르지 않았고, 이는 이미 안토니오 그람시나 조르주 르페브르, 미셸 푸코 같은 후기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통감한 바다. 근대 체제는 인간과 사회를 인식하는 데서 ‘생물학’과 ‘사회학’, 몸과 정신, 개인과 구조, 자연과 문화, 보편과 특수, 언어와 물질이 상호 배제적, 대립적 범주라는 이분법을 만들어냈고, 이는 사회주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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