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종주의를 극복하려면, 이런 변혁의 쟁취를 목표로 삼는 인종 교차적 동맹이 필요하다. 이 동맹은 구조 변화의 결과로 저절로 출현하지는 않으며, 꾸준한 정치적 노력을 통해서만 (구축될 수 있다. 그러려면 금융화된 자본주의에서는 착취와 수탈이 공생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시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시각은 착취와 수탈의 상호 중첩을 폭로하면서, 착취든 수탈이든 홀로 극복될 수 없음을 알려준다. 둘의 운명은 함께 묶여 있다. 한 때 뚜렷이 분할되어 있던, 그러나 이제는 불편하게 가까워 진 인구집단들의 운명 역시 마찬가지다.
피착취자가 피수탈자이기도 하고 피수탈자가 피착취자이기도 한 오늘날에는 마침내 둘 사이의 동맹을 구상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금융화된 자본주의는 착취와 수탈의 경계선을 희석시킴으로써 이 둘 모두를 폐지할 물적 토대를 창출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역사적 ‘가능성‘을 현실적인 역사적 ‘힘‘ (해방으로 나아가는)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