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벤자민 Jessica Benjamin, 낸시 초더 로 Nancy Chodorow, 도로시 디너스틴 Dorothy Dinnerstein 등 최근의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은 프로이트의 뒤를 따라 당연하게만 생각되는 여성 심리의 원인을 찾고자 했지만, 그 결론은 프로이트와는 달랐다. 여자가 남자에게 느끼는 사랑과 이성애에 접근하는 프로이트의 관점은 이렇다. 여자는 보통 여성 인물(어머니)에게 유대감을 느끼며 자라나며, 성장 과정에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성애와 남자 사랑이 생긴다는 건 여자가 어느 순간 남성 인물에게로 애정을 전환하게 된다는 뜻이다. 프로이트는 이런 전환이 남근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여자의 여성성, 남자 사랑, 이성애가 어린 시절 본인에게는(그리고 다른 여자들에게는) 남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여자가 이를 깨닫고 나서 적극적인 성적 추구를 단념하고, 애정을 (어머니가 아닌) 남자에게로 돌리고, 간접적으로 남근을 획득하기 위해 아이(특히 아들)를 낳기를 소망하게 된다는 게 프로이트의 시각이었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재해석해 여자들이 갈구하는 것은 남근이 아니라 남근을 가진 자들의 권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예로는 허먼과 허시먼의 논문3을 보라.)
필자도 앞선 페미니스트 학자들처럼 여남 권력 차이가 여자의 특징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보지만, 이들과는 다른 길을 택할 것이다. 바로 남자가 가하는 생존 위협에 대한 여자의 반응으로서 여성성, 남자 사랑, 이성애를 바라보는 것이다. 즉 나는 여자의 여성성, 남자 사랑, 그리고 이성애가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도 보지 않고, 피할 수 없는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 사회적 조건이 낳은 결과로 본다. 세 특징 모두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가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 성적인 존재로서의 여자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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