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에 처음 읽었을 때 재미있고 흥미로운 결론이라 생각했던 것이 재독하는 지금에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인류 문명 발전 양상이 다른 것은 결국 ‘부동산‘(원작에는 무엇이라 표현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번역본에는 정확히 저 단어이다.)이 문제였다. 어떤 대륙에서 시작했느냐가 농경의 시기와 작물 및 가축으로 가능한 수를 가르고 결국 그것이 인류 역사에서 문명의 발전이 속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빅히스토리라는 장르의 책이 많이 출간되어 당연한 이야기처럼 되어버렸지만 그 시초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사회에서 많이 대두되고 있는 ‘공정담론‘의 허망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삼십대에게 공정이란 거칠게 표현하면 ‘공정하게 시험을 보고 그 결과에 승복하자‘인데 그 시험까지의 경로는 공정한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운이 좋게 좋은 대륙에서 시작하여 문명의 발달을 이룬 국가처럼 개인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좋은 조건에서 태어나 공부에 필요한 모든 것이 완벽한 시점에서 시작한 사람과 극단적인 환경에서 공부할 시간마저 부족할 정도로 힘들게 시작한 사람이 시험이라는 관문에서 만났을 때 그 결과가 어찌되었던간에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마지막에 국가적 불평등을 보완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국제 사회에서 그러한 것이 보완장치로 되기에는 너무 선한 결론인 것 같다. 마찬가지로 개인에 적용해서 생각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복지 정책이나 선별 정책을 쓴다고 해도 지금의 우리 사회 내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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