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다윈도 그 위대한 저서 (종의 기원)에서 대뜸 자연선택부터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 저서의 첫 장은 우선 우리의 농작물이나 가축이 어떻게 인간의 인위 선택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길게 설명하고 있다. 다윈을 생각할 때 우리는 대개 갈라파고스 섬의 새를 먼저 떠올리지만 정 작 다윈은 그보다 농부들이 구즈베리(!) 변종을 만들어낸 이야기부터 꺼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하찮은 재료를 가지고 그토록 기막힌 결과를 빚어 낸 원예가들의 솜씨에 크나큰 놀라움을 표시하는 원예 서적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그 기술은 사실상 간단한 것이고 마지막 결과를 놓고 본다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예외 없이 처음에는 가장 잘 알려진 변종을 재배하다가 그 종자를 뿌렸을 때 약간 더 나은 변종이 나타나면 다시 그것을 선택하는 식으로 되풀이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위 선택에 의한 이 농작물 개발의 원리는 바로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195
지금까지 우리는 식량 생산이 토착적으로 시작된 지역이면서도 서로 대조적인 세 곳의 예를 살펴보았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한쪽 극단에 속하고 뉴기니와 미국 동부는 반대쪽 극단에 속한다. 비옥한 초승달 지 대의 여러 민족들은 훨씬 일찍부터 토종 식물을 작물화했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은 종들을 작물화했고 훨씬 더 생산적이거나 소중한 종들을 작물화했다. 또한 농작물의 유형들도 훨씬 다양했고 집중적인 식량 생산을 발전시켰고 조밀한 인구를 더 빨리 증가시켰다. 결과적으로 근대에 들어오면서 더 진보된 기술, 더 복잡한 정치 조직, 그리고 다른 민족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더 많은 유행병을 갖게 되었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