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누구나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누구도 죽음을 대화하지 않는다. 고유한 장례 의식은 ‘죽음은 가까이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힘이 되는 반면 죽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물리쳐야 할 적으로 명명되어 병원 한 구석의 보이지 않는 자리로 밀려나 버렸다. 우리는 언제 다시 집 처마에 매달린 근조등을 볼 수 있을까.

친구들이나 낯선 사람들 앞에서 죽음을 화제에 올리면 사람들은 내가 마치 염세주의자나 병적인 정신 상태를 가진 것처럼 대한다. 죽음은 우리 안에 있다. 죽음을 항상 부정적으로 취급하다 보면 죽음에 우리 삶의 매 순간을 고양시키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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