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애정 외에도 상대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 상대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태도, 상대에 대한 신뢰와 헌신, 솔직하고 개방된 커뮤니케이션 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나이 들어서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하기가 어렵다. 첫걸음을 잘못 떼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자신의 모든 감정을 투자하는 현상을 ‘카섹시스cathexis’라고 부른다. 스캇 펙은 자신의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섹시스를 사랑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사람과 강력한 감정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학대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카섹시스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믿는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언어폭력과 육체적인 폭력을 가하고, 자긍심 대신 자기 비하와 열등감을 심어주고, 자식의 감정과 정서를 존중하는 대신 무시하고 조롱하면서도 그게 다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아이에게 주입한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가정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기를 두려워한다.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스캇 펙이 정의한 사랑의 개념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한다. 그 정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 사회 대부분의 가정에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셈이기 때문에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서운 것이다. 따라서 학대나 모욕을 좀 당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믿게 만드는, 잘못된 사랑의 개념을 고수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에서 언어적, 육체적 폭력이 빈발하든 뜸하든 간에, 자기가 자랐거나 현재 함께 살고 있는 가족에게 그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인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그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제대로 알려면 자기치료 책자나 심리치료를 통해서 눈을 뜰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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