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처럼 고도로 지적인 사람은 하나의 정해진 틀에서 사유하지 않는다. 명확성과 무모순성은 단순한 사람들에게나 가능하다. 지적인 사고는 그와 다르다. 따라서 우리는 플라톤의 저서를 40년이 넘는 숙고와 집필의 시간을 거쳐 격동적인 삶과 사고에 나타나는 온갖 방황과 혼란, 기분, 착상, 의심, 고집이 담긴 진행 중인 작업으로 볼 때 아마 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의 전집에서 불과 몇 페이지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텍스트들 사이에는 가끔 몇 년, 또는 심지어 수십 년의 간격이 있다. <하나의 정해진> 플라톤, <하나의 정해진> 플라톤 철학은 없다. 있다면 플라톤 신봉자와 해석학자들이 만들어 낸 플라톤만 있을 뿐이다. 플라톤 자신은 플라톤주의자가 아닐 것이다. 다윈이 다윈주의자가 아니고 마르크스가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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