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마루타‘라는 은어를 가끔 쓴다. 오너의 폐해 혹은 주주 자본주의의 폐해로, 특정 업체에서 돈만 빼가고 재투자 등 필요한 돈을 지출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교장만 행복한 학교, 이건 좀 아니고, 교사들만 편안한 학교, 이것도 아니다. 우리의학생들이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그들이 미래 시민이 되기 위한 준비를 좀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한 조직, 우리에게는 그런 학교 조직이 필요하다. 그 길이 학교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아침에 학교 가는 길이 즐거운가,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학교가 행복해지면 우리나라가 행복의 나라가 된다. 행복의 나라를 두려워하지 말자.

내가 직장 민주주의가 우리가 같이 일굴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마지막인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일해야 먹고사는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미래 세대에 최소한한국에서 남의 돈 받고 일할 때 이 정도 대접은 받고 살 수 있다, 그런 믿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하면서 직장에서 받았던 대우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사회, 그 정도는 우리가 만들어 물려줄 수 있지 않은가? 그게 직장 민주주의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거의 유일한 디딤돌일 듯싶다.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언젠가 한국 경제를 ‘인간의 얼굴을 한자본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이 길을 걸어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소득도 오른다.
직장 민주주의,혁명으로 하는 거 아니다. 제도로 하고, 대화로 하고, 투표로 하고, 분위기로 하는 거다. 한겨울 몇 달씩 광장을 채웠던 촛불집회보다 쉽다. 승리라는 표현 뒤의 공허한 일상보다는, 뭐 하나라도 나아진 생활 경제가 더 의미 있다.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하는 일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에게 좀 더 인간다운 직장을 주는 일,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직장 민주주의가 지금 우리에게는 정의나 인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집단적인 바보짓을 줄여서 돈과 시간의 낭비 그리고 조직의 실패를 줄여야 다음 길이 열린다. 경제적으로도 더 이상 질서정연한 바보짓을 유지할 여유가 없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대를 거치고,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시대를 지나왔다. 입만 열면 "스마트", 공무원들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얘기하는 시대에 왔다. 질서정연하고 스마트하게 바보짓하는 시대, 지금 우리는 이 길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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