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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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중한 것의 의미가 새로워지는 배 위의 삶

망망대해 위, 스물 일곱의 여성항해사. 저자는 바위섬 하나 보이지 않는 구간을 항해할 때에는 마치 시간이 정지된 세계로 들어선 것 같은 느낌에 두렵기도 하지만 소중한 것의 의미가 새로워지기도 한다고 전한다.


세상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보이는 길이고, 또 하나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 어느 순간 내가 보이지 않는 길 위에 들어섰음을 서늘하게 느낄 때가 있다. 이 서늘함은 두려움인 동시에 피부의 솜털을 곧추세우는 흥분이기도 했다. 길이 사라질 때면 늘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보이지 않는 길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만 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가’ 131-132



2. 땅에 비해 죽음에 가까운 배 위의 삶

한번은 배가 흔들리면서 유리잔이 깨졌는데, 날카로운 조각하나가 동료의 몸에 박혔고 동맥을 관통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한다. 배는 이미 육지와 멀리 떨어져있었기에 헬기를 부른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태였다. 육지에서 일어난 사고였다면 아마도 살았을 것이다. 크고 작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배위의 삶에서 저자는, 죽음이 자신과도 멀지 않다는 것을 늘 생각하며 산다. 


아직 20대에 불과하지만 승선과 동시에 암묵적으로 불확실한 나의 죽음에 동의 한 셈이다. 수백 미터의 수심 위를 떠다니는 배에서의 생활은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몇 배나 위험하다.194


3.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겸손해 지는 배 위의 삶

선장을 비롯한 선원 한 사람 한 사람은 누구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사고가 나면 모두 운명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 이기에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하고 서로의 일과 노력을 존중한다. 저자는 배에서처럼 우리 사회도 서로를 운명공동체로 인식한다면 서로 간의 관계가 보다 나아질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항해를 할수록 무엇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 경솔했음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동안 자신이 알아가는 세계만큼 자신은 점점 더 무지해져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결국 배울수록 겸손할 수밖에 없다.


바다를 알아가면서 절로 숙연해지는 건 안다는 것이 곧 미지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바다의 표피를 떠다니고 있을 뿐이니까. 261


‘보편’이라는 알 수 없는 기준이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온전히 나 자신을 사랑하며 현재를 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자고 다짐해도, 어느새 내안의 에너지를 또다시 타자를 의식하는 데 쓰고 만다. 삶의 기준을 남들이 아닌 자신에게 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오늘을 견뎌내는 저자의 삶에서 알 수 없는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내 삶의 기준은 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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