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현의 사진의 모험 - 대한민국이 사랑한 사진가 조세현이 전하는 찍사의 기술 혹은 예술가의 시선
조세현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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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의사진의모험 #조세현 #김영사

1.

강가에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살던 시절, 카메라를 가진 집이 거의 없을 만큼 필름이 익숙하지 않던 시대, 우연히 길에서 주은 필름 한 조각은 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들고 다니던 쪼가리가 필름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작정 사진관으로 찾아갔고, 사진관 아저씨는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다가 인화지 한장을 소년에게 건넨다. 얼마뒤 아버지가 싸구려 카메라 한 대를 장만하셨고 소년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인화작업을 독학하기에 이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사진동아리에 들어가며 사진을 더 알게 되었고, 우연히 학교 근처 명동 뒷골목 책방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라이프>지에 실린 사진을 보고 가슴이 뛴다. 법학과에 진학하라는 집안의 권유를 뿌리치고 중앙대 사진학과에 진학한 후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후에 이 청년은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사진가가 된다. 바로 조세현, 그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얘기다.

까까머리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온 세월을 사진과 함께했다. 미약한 불씨가 사소한 바람을 만나 큰 불이 되어 세상을 환하게 비추 듯, 나의 작은 호기심에 확신이 더해져 열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내가 우연히 길에서 꿈을 주웠듯, 많은 이들에게도 불쑥 꿈과 희망이 찾아오길 바라본다. 19

2.

내겐 그저 유명 스타작가였던 조세현, 이 책으로 알게 된 그의 행보는 단순히 셀럽들이 사랑한 작가라는 수식어로 부족해 보인다. 그는 소외된 계층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사진을 가르친 것이었다. 앞을 보지 못하는데 사진을 찍는게 가능할까? 그는 말한다. 사진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여기는 편견만 걷어내면 가능하다고. 시각장애는 보는게 불편한 것이니 시각에 대한 정보를 보완해 주면 된다고 한다. 그를 뛰어난 인물사진가로 만든 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편견 없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대개 여기에 두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 가슴에 카메라를 대 수평을 잡고 손을 뻗어 대상의 거리를 잰다. 이때 정확한 위치를 잡고 몸을 틀어 앵글을 잡는다. 다음은 사진확인하기인데 정안인 선생님이 사진에 나온 것들을 최대한 자세히 읽어 준다. 학생은 사진을 잘 듣고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촬영하면 되는 것이다.154

3.

조세현은 이 책에서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논하고 있지 않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이 시대에 사진이 얼마나 즐거운 놀이인지, 이 즐거운 일을 얼마나 재미있게 지속할 수 있는지를 자신의 40년 사진가 인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조세현은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하고 자기의 선택이 맞았음을 온 삶으로 증명해 낸 사람이었고,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었다.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그의 겸손한 포부가 정말 멋지다.

나는 아직도 사진이 너무 재미있다. 40년이나 찍어 왔지만 아직도 무궁무진한 피사체를 떠올리면 설렌다. 지치지 않고 찍사로 살게하는 강력한 무기는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두려움을 없애주고 새로운 걸 시도하게 한다.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은 항상 시기상조라 하고 새로운 것은 무모하다 한다. 하지만 나는 호기심을 무기로 미래에도 이 매력적인 종합인문학인 사진과 함께 계속 도전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다. 늘사람이 중심이고 새로운 언어와 소통이 기다리고 있는 미래의 사진 세계. 사진을 통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쉬지 않고 물음표와 느낌표를 찍으며 그렇게 계속 성장하고 싶다.23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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