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잘레스 씨의 인생 정원 -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배운 삶의 기쁨
클라우스 미코쉬 지음, 이지혜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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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쟁이 아닌 상생, 인간의 존엄성,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 정치, 자연과 공존 등의 다양한 주제를 이렇게 길지 않은 분량으로 편하게 읽히도록 쓴 작가 리스펙. 짧은 분량임에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80에 가까운 노인이 툭툭 던지는 인생의 통찰에 많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사회적 이슈들은 쏟아지는 뉴스, 사회적 문제를 다룬 다양한 책들로 접했기에 이미 알고 있는 문제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각하고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러나 이야기(소설)의 힘은 달랐습니다.

우리는 최신 스마트폰에 열광하기보다는 단순한 삶에 대한 열정을 일궈야 한다. 더 많이 나눠야 한다. 행복과 만족감을 돈으로만 구할 수 있다거나 심오한 이론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탐욕이 아닌 관대함을, 전쟁이 아닌 교류를, 단일 품종이 아닌 다품종을 추구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사용하더라도 정과 이성을 잃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달리 어떤 세상이 돼야 한단 말인가?241

 

 

2.

느낀 부분을 전부 서술하기는 힘들 것 같아 저에게 가장 강렬했던 부분 하나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실업자 신세에 세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엄마라면 어떻겠어요? 그런 사람에게 유기농 상점에서 물건을 사라고 강요할 순 없잖아요.”

페드로가 즉각 받아쳤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자네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실업자 엄마가 아니잖아?”

당연히 그의 말이 옳았다. 다시 말해 그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 소비자가 대다수다. 대부분은 어디에서 무얼 살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이는 선호의 문제이며, 결론적으로 미래에 일어날 위기의 책임도 개개인에게 있는 셈이다. 우리가 살고자 하는 세상을 빚어내는 것도 결국 우리가 소비하는 한 푼 한 푼이기 때문이다. 239-240

 

 과거 제 모습은 개인의 개선에만 매몰되어 있던 삶이었습니다. 개인적 일로 구조적인 부조리함에 대해 깨닫고 나서는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더 크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죠. 예를 들어 사회 양극화에 따른 극빈층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후엔 내가 극빈층이 된 것 마냥 감정이입을 해서 발언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는 극빈층은 아닙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을 하고 정서함양을 위해 책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극빈층은 아닐 것입니다. 극빈층에 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극빈층이 아닌 것이죠. (a.k.a #팩트풀니스) 그럼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외에 실생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상이 더 편리해 질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미 곤잘레스씨 개인이 추구하는 옛날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이 책을 보면서도 이마트 쓱배송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에 발붙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임과 동시에 올바른 세상을 빚어가기 위해 실생활 차원에서 얼마나 개인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가 반성하게 됐습니다. 세상의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는 가운데, 맹목적으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내가 놓인 현실을 자각하고 삶의 균형을 잡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접근을 좀 쉽게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소설을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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