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지 않고나답게사는 법

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스트레스 사회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려면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 필요합니다.”

‘둔감하다’라는 말은 보통 눈치가 없거나 둔하고 굼떠 미련함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보다 조금 둔감하게 살자고 말합니다. ‘둔감하지 않은’ 분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둔감함이란 둔하게 바보처럼 살자는 것이 아닙니다. 고민이 너무 많아 고민인 사람에게 작은 일로 초조해지지 말자는 의미인 것이죠.

이 책에는 특히 직장인들에게 아주 현실적인 조언이 될 만한 글들이 많이 담겨있는데 그 가운데 재미있는 생각의 흐름 하나를 먼저 소개할게요. 업무 중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업무 중에 실수를 저지른다 -> 상사에게 야단맞는다 -> 자기 능력을 의심한다 ->

동료들이 자기를 우습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 직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실수투성이에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심하게 다그치며 살아왔던 과거의 제가 떠올라서 였을까요. 물론 저에 관해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정도가 예전에 비해 덜하지만 아직도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정말 저자가 언급한 위의 사례처럼 실수를 한번 하고나면 극단적인 생각까지 혼자 진도를 빼곤 했었죠. 그 시절 둔감력을 키울 수 있는 이 책을 만났더라면 지금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제가 이미 이런 류의 책을 여러 권 봤다는 것. 이미 어딘가에서 들어 봤음직한 이야기들이라 제게 새롭지는 않은데다가, 저자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이나 느낌에서 가져온 서술이 없어서 조금 미지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쉬운 예를 들어 일목요연하게 서술하고 있는 저자의 둔감력 수업은 충분히 마음 관련 서적가운데 좋은 책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충분히 위로를 받았고 새로운 다짐을 해보기도 했으니까요.

이 책에는 훨씬 자유롭고 편안하며 느긋한 삶을 살며 지금보다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저자만의 따뜻한 조언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예민한 마음에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주변에 함께하기 불편한 사람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이 너무 신경 쓰일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이 너무 많을 때,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 처했을 때, 얼굴이 빨개질 만큼 불쾌한 일을 마주했을 때, 분노라는 감정을 이겨내기 힘들 때, 욕심이라는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때, 인생의 방향에 의문이 생겼을 때 등의 9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 쯤 맞닥뜨릴법한 고민들인데, 주변의 상황들로부터 조금 둔감해지고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분이라면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이 담긴 이 책이 도움 될 것 같습니다.